트럼프 "취임식 하루 전 특별기 편으로 도착" 소개…미국인 생명은 미국이 지킨다는 선언
'동성애 이슈'가 미국의 전통적 가치관을 파괴한다는 보수 기독교인의 결집이 대선 압승 배경
1월18~20일 사흘간 집중된 미국 제47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행사들은 온 국민의 화합과 축제의 장이었다. 전통적으로 워싱턴DC의 의사당 앞에서 열렸던 야외 취임식은 영하 10도의 혹한으로 실내 로툰다 홀에서 진행됐다(1월20일 오전·현지시간). 미 역사상 1985년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이후 두 번째 일이다. 필자는 의사당 취임식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는 주요 행사들에 모두 초청받아 현장에서 관찰할 기회를 가졌다.
1월18일 오후 4시 '내각 리셉션': 취임식 첫 행사로 내셔널 아트갤러리 동관에서 열린 내각 리셉션에는 트럼프 2기 장관 예정자 전원이 참석해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온 정·재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날 나는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장관 내정자를 만나 한국에서 왔음을 밝히고 한국 교회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사진 1). 그리고 취임식 행사 준비위원장이자 중소기업청장에 임명된 켈리 레플러(Kelly L. Loefler), 그리고 뉴욕 증권거래소를 비롯해 전 세계 10개 주식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CEO 제프리 스프레처(Jeffery C. Sprecher)와도 만났다.
1월19일 오후 3시 '마가 축제':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승리 축제에 참석했다(사진 2). 오후 3시에 시작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티켓을 소유한 일반 참가자들은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새벽 6시부터 줄을 서서 대기했다.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이곳 캐피털 원 아레나엔 약 2만5000명이 운집했다. 4시간가량 축하 행사에서 가수들의 노래가 이어졌고 행사 말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 올라 캠프 로고송이었던 《YMCA》를 불렀다. 온 청중이 일어나 함께 춤추고 환호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한 시간 넘게 승리를 축하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했고, 불법 이민자를 허용하지 않을 것과 성(性)에는 남성과 여성만 존재하고, 스포츠 경기도 남자의 경기와 여자의 경기가 구분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오늘은 해방의 날…상식의 혁명 시작할 것"
1월20일 오전 7시 조찬기도회: 취임식 당일.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 호텔에서 미국 교계 지도자들이 주최한 취임 축하 조찬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를 주최한 마이크 구레로(Mike Guerrero)는 "민주당 또는 공화당 어느 당에서 지도자가 세워지든 우리는 그들의 결정에 하나님의 손길이 함께하길 기도한다. 기도 모임에 어느 편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월20일 오전 11시 취임식: 취임 선서는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바이든 및 전직 대통령들, 대법관들과 상원의원 등 약 200명의 대표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가톨릭의 티모시 돌란(Timothy M. Dolan) 대주교와 개신교의 빌리 그레이엄 목사 아들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개회기도로 시작됐다. 부통령 선서에 이어 대법원장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서가 이어졌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지난 수년간 급진적이고 부패한 정권이 시민들로부터 권력과 부를 빼앗아 감으로써 사회 기둥이 무너져버리고 파손된 것처럼 보인다. 희망, 번영, 안정, 평화를 되찾기 위해 목표를 갖고 신속히 움직이겠다. 2025년 1월20일은 해방의 날이며, 완전한 회복과 상식의 혁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취임식 뒤 2부 행사: 2부 행사는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퍼레이드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 연설로 진행됐다. 트럼프는 원고 없이 한 시간을 열정적으로 발언했다. 그는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오늘 이 자리에 특별한 분들을 초대했다"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인질과 그 가족들을 강단 앞으로 불러냈다. 대통령이 "미국에서 마련한 특별기 편으로 어제 도착했다"고 소개할 때 온 청중이 기립해 환호하며 그들을 맞이했다. 취임식 중 가장 빛나고 감동적인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미국인의 생명과 안전은 국가가 끝까지, 반드시 지켜낸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스타라이트 무도회: 워싱턴의 여러 곳에서 취임 축하 무도회(Ball)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령관 무도회(Commanders in Chief), 자유 무도회(Liberty), 스타라이트(Starlight) 무도회 3곳에 얼굴을 비쳤다. 나는 주로 공화당 주요 기부자들이 초대된 스타라이트 무도회에 초청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정을 넘겨 밤 12시 반이 되어 밴스 부통령 내외와 온 가족과 함께 무도회 장소인 유니온 스테이션에 나타났다.
10여 분간 무대에서 영부인 멜라니아와 춤을 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이 되도록 지지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자리를 떴다. 78세의 나이에도 지치지 않고 새벽부터 밤 1시까지 그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강 하나는 타고난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 방문 일정 중 기억에 남는 몇 분을 꼽으라면 트럼프 1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선에도 크게 기여한 마이클 플린(Michael Flynn) 장군과 피트 세션스(Pete Sessions) 연방하원 금융위원장, 그리고 폴라 화이트(Paula White) 목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