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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킹덤 파트너십스 네트워크'' 좌담회]2011-02-21

"21C 위기는 이슬람 확장… 세계 지도자들 공동 대응"



지난해 6월 영국 ‘에든버러 2010’ 대회에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겸손과 섬김의 선교를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듯 이제 한국교회는 세계선교의 방향성을 논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그런 면에서 다음달 초 세계 선교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글로벌 킹덤 파트너십스 네트워크(Global Kingdom Partnerships Network·이하 GKPN)’는 한국교회 130여년 선교 역사상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비서구권 교회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한국교회가 21세기 세계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본보 임한창 종교국장의 사회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이영훈 김정석(광림교회)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홍성욱(안양제일장로교회) 목사로부터 대회 준비 상황과 교회사적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참석자 :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 고명진 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 홍성욱 안양제일장로교회 목사

사회 : 임한창 종교국장

-다음달 7∼11일 경기도 포천 광림세미나하우스에서 개최되는 GKPN 서울대회는 이집트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대회입니다. GKPN이 어떤 대회인지요.

△이영훈 목사=GKPN은 미국 나약신학교 엘리아스 단타스 교수를 중심으로 비서구권 교회지도자들이 모여 세계 선교를 위해 하나 되자는 취지에서 결성된 단체입니다. 2009년 3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교회들이 주로 참여하며 북아메리카와 유럽교회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선 공격적인 선교전략을 펼치는 이슬람권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방안과 다양성 속 교회의 일치와 조화를 모색할 것입니다.

△김정석 목사=‘에든버러 2010’ 대회에서는 교회 공동체가 세속주의 다원주의 등에 대처하는 방법, 이슬람의 거센 도전 앞에 대응하는 방법 등이 제기됐습니다. GPKN도 이와 같은 21세기 선교 도전 앞에 진지하게 대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선교지향적인 모임으로 당면한 선교과제를 풀기 위한 실제적인 자리가 될 것입니다.

△고명진 목사=앞서 말한 핫이슈에 대해 영적 리더십과 성경적 가치관을 갖고 대안을 내놓을 수 있냐 없냐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교회 입장에서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모입니다. 남북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한국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도 갖게 됩니다.

△홍성욱 목사=세계교회협의회(WCC)나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로잔대회와 같은 세계 기독교 연합단체가 갖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너무 서구중심이라는 데 있습니다. 본부만 해도 스위스나 미국에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세계선교의 중심축은 20세기 후반부터 비서구권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GPKN은 현재의 선교 상황을 반영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둘째는 연합단체가 행정가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GPKN은 현장의 목회자들과 세계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실제적인 선교전략을 모색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에 참석하는 선교 지도자들을 소개해 주시지요.

△이 목사=커크 플랭크린 국제위클리프선교회 회장과 스티브 더글라스 대학생선교회 총재, 제프 테일러 오픈도어즈선교회 회장, 마이크 비클 국제기도의집 회장, 제리 화이트 네비게이토 명예국제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국제위클리프선교회는 성경을 번역하는 선교회이며, 대학생선교회는 세계 최대의 대학생 선교단체입니다. 오픈도어즈선교회는 박해받는 교회와 교인을 돕는 단체입니다. 특히 ‘아이합’으로 알려진 국제기도의집 비클 회장은 한국교회가 여러 번 방한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 이뤄지게 됐습니다. 이 밖에 메튜 프로스트 영국 티어펀드 대표이사, 트리시아 나일 알파코스 총무, 셰릴 호우 미가네트워크 국제디렉터, 스티브 존슨 라틴아메리카선교회 회장 등 40여명의 세계선교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합니다. 세계교회 지도자로는 사메 모리스(이집트 카스 엘 도바라 복음교회) 파스코알 피라자인(브라질 쿠리티바 제일침례교회) 콩히(싱가포르 시티하베스트교회) 에스라 살구남(인도 복음교회) 레리 스탁스틸(미국 베다니교회) 목사 등 각국을 대표하는 60여명의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참석합니다.

-GPKN 일정은 어떻게 되며,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이슈는 무엇입니까.

△이 목사=7일 저녁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회원 연설과 주제발표, 기도회 등을 갖습니다. 매일 오전마다 드려지는 예배는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김선도(광림교회 원로) 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회 회장) 김상복(할렐루야교회 원로) 목사님께서 말씀을 전하십니다. 주로 각 나라의 현재 상황과 사역을 소개하고 이슬람 선교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회원 간 네트워킹과 2012년 남아프리카 회의의 의제 등도 다룹니다.

△홍 목사=제일 많이 제기될 이슈는 ‘충돌’ 문제입니다. 나라별로 이슬람과 기독교, 소수민족과의 충돌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평화를 이뤄 가는지, 분열의 상황에서 어떻게 극복하고 평화와 일치를 추구할 것인지 다룰 것입니다. 한국교회 입장에선 이미 수쿠크(이슬람채권)법을 시행하는 나라도 있으니 그 폐해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 목사=21세기 교회 공동체의 도전은 결국 이슬람의 도전입니다. 비인간화된 우리의 삶 속에 나타나는 분열과 나눔, 갈등 속에서 비서구권 교회공동체가 어떻게 도전을 극복할 것인가, 세계교회가 어떻게 이슬람의 물량주의에 대항하고 극복할 것인가, 복음의 유일성과 진리를 공유하고 선교할 것인가를 조명할 것입니다. 특히 한국교회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신 하나님의 축복과 성도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세계교회에 나눌 예정입니다.

△고 목사=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은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분열과 갈등문제가 심각합니다. 교회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이 문제가 GPKN에서 다뤄질 때 세계교회에 내놓을 만한 대안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GPKN을 준비하는 이들 4명의 목사는 성령·부흥운동으로 한국교회를 이끈 조용기 김선도 김장환 설삼용 목사의 ‘바통’을 이은 2세대 목회자다. 미국 템플대, 애즈베리대, 대러스신대, 영국 옥스퍼드선교대학원 등에서 종교철학과 목회학, 선교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들은 국제감각을 지닌 학자이자 현장 경험이 풍부한 목회자다. 순복음 교단과 감리교, 침례교, 장로교에서 주목받는 이들 목회자는 선대의 부흥운동을 계승하고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회 규모와 내용이 있는 만큼 참석자들의 의견이 집약된 선언문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 목사=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주일간 깊은 토론을 거쳐 비서구권 교회의 선두에 서 있는 한국교회의 입장이 반영된 21세기 선교 방안이 제시될 것입니다.

△홍 목사=우리 네 사람 외에 고문으로 참석하는 한국인 교수님이 계십니다. 미국 덴버신학교 정성욱 교수님인데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에서 학위를 받으신 탁월한 신학자입니다. 정 교수님이 서울선언의 초안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회의 마지막에 ‘2011년 서울선언’(가칭)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될 예정입니다.

-GPKN이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리라 보십니까.

△이 목사=한국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이슈는 통일문제입니다. 통일을 위해 먼저 교회가 하나 돼야 합니다. 최근 교계 일각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만 보더라도 교회 안에 분열과 대립이 너무 많습니다. 국제회의를 통해 다른 배경이지만 조화를 이루는 모습으로 한국교회에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도전을 받고 통일을 위해 일치되는 모습을 보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 목사=그동안 서구교회가 세계교회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무게중심이 비서구권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유는 서구교회 지도자들이 현장과 동떨어진 정치적 담론과 선언문만 다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더 이상 변방에 서 있지 않습니다. 크리스천 소사이어티(Christian society)를 이끄는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고 목사=함께 일한다는 게 뭔지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지라도 목회현장과 선교문제, 국제적 이슈 앞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함께 일하는 모습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들 목회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분단 현실과 북한의 지하교회를 설명하고자 판문점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홍 목사는 “제일 중요한 것은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4개 교회가 정성을 함께 모았다는 것”이라며 “이런 게 바로 에큐메니컬 정신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김 목사는 “개인과 민족, 국가의 분열과 갈등으로 파괴된 인간성 속에 하나님이 주신 샬롬의 축복을 어떻게 누리게 될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 안에 분열의 소식이 자주 들리는 상황에서 교파를 초월해 국제회의를 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