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언론 뉴스

“연세대, 기독교 전통 사라지고 섭리·헌신 빼앗겨”2012-09-07

정관 회복 기도회 갖고 조선일보 앞 시위도


▲연세대학교 정관 회복을 위한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이 ‘연세대 건학이념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진영 기자

‘연세대 사유화 저지를 위한 기독교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위근, 이하 대책위)가 7일 오후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에서 ‘연세대학교 정관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예배, 2부 기도회 순서로 진행됐는데 기도회 후에는 참석자들이 성당 바로 옆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연세대 방우영 이사장은 현재 조선일보 명예회장으로 있다.

예배에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제목을 설교한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가 개인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소유이듯 연세대 역시 누군가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이라며 “연세대에 진리가 뿌리 내리지 못했기에 오늘날과 같은 비극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사람의 뜻에 따라 진리를 바꾼다면 그것은 이미 진리가 아닌 거짓일 것”이라며 “진리는 어떤 환경과 도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그 진리 때문에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순교의 피를 흘렸다. 진리가 다시 연세대 위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 목사는 “우리의 행위와 결정이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면 그 순간 우리는 그리스도의 종이 아닌 사람의 종”이라며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여 하나님은 두려워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사람을 두려워해 그 권력 앞에 무릎을 꿇는다”고 연세대 사태에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대책위 위원장인 박위근 목사는 인사말에서 “(연세대가) 설립자의 동상은 만들면서 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관이 다시 회복돼 연세대가 하나님의 학교로 남아야 할 것이다. 우리 총회(예장 통합)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연세대 문제를 상정하고 이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책위는 이날 이번 사태에 대한 ‘우리의 고백과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서 대책위는 “연세대의 역사와 함께 이어오던 기독교 전통은 이제 오간 데 없이 사라졌다”며 “더불어 하나님의 깊은 섭리도, 낯선 이국땅에서 기도하던 선교사들의 헌신도, 그 뒤를 이어 사명을 감당하던 한국교회의 책임도 함께 빼앗겼다”고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연세대 사태’는 지난 해 말 연세대 이사회(이사장 방우영)가 갑작스레 정관을 개정하면서 촉발됐다. 기독교계 이사를 제한한 이 개정으로 한국교회는 연세대의 설립정신 훼손과 학교 사유화를 우려하며 이사회에 맞서고 있다. 법적 소송도 제기해 현재 3차 심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