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언론 뉴스

한국 신학의 세계화 위한 ‘동서신학포럼’ 창립2012-10-25

‘돈과 하나님’ 주제로 신학콘서트도 개최


▲내빈들이 무대에 자리한 가운데 이기복 감독이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사단법인 동서신학포럼(이사장 이기복 감독) 창립예배 및 제1회 신학콘서트가 25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광림교회(담임 김정석 목사) 장천홀에서 개최됐다.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섬기는 범교파적 학술단체인 동서신학포럼은 지난 2007년부터 비공식 협의체가 구성돼 올해 4월 법인화를 위한 이사회가 개최돼 오늘에 이르렀다. 포럼은 ‘한국 신학의 세계화’와 ‘신학을 통한 한국교회의 쇄신’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사진으로는 이기복 이사장 외에 김정석 목사,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장현승 목사(과천소망교회), 박영호 대표(기독교문서선교회), 윤철호·김도훈 교수(장신대), 김회권 교수(숭실대) 등이 선임됐으며, 자문위원에는 김명용 총장(장신대), 김세윤 교수(풀러신학교), 김영한 원장(기독교학술원), 유석성 총장(서울신대), 채수일 총장(한신대) 등이 포진해 있다.

설립이념으로는 △성서에 기초한 복음적 신학 △하나님 나라의 구현을 위한 실천적 신학 △교회의 일치와 화해를 추구하는 탈교파주의적 에큐메니칼 신학 △학제간 대화를 통한 신학의 공공성과 보편성 지향 △한국 신학의 주체성과 정체성 확립 △동서신학의 교류를 통한 세계 신학의 발전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날 창립예배에서는 윤철호 운영위원장 사회로 이기복 이사장이 ‘아레오바고에 서 있는 우리(행 17:16-23)’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장현승 목사의 기도 후 설교한 이기복 이사장은 “본문에서 바울은 혈혈단신으로 동·서양이 만나는 장이었던 아레오바고에 올라가 철학과 우상의 도시 한복판에서 기독교 복음을 전했다”며 “당시 아덴 사람들은 사도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이상한 것’이라고 했지만, 바울은 담대하게 복음을 증거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최근에는 이단은 그만두고 정통 신학을 했다는 사람들 중에도 예수도 없고 부활도 없다는 소리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개탄한 뒤 “우리 포럼 회원들은 아레오바고에서 철학을 논하고 종교학을 논하는 논객이나 학술단체가 아니라, 사도 바울과 같이 분명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복 이사장이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최근 한 유명한 목사님이 일간지 한 면을 채운 인터뷰를 했는데 제목이 ‘교회가 죽어야 기독교가 산다’였다”며 “나는 이 분이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교회와 기독교가 무엇이 다른가를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교회론을 바로 안다면 어찌 교회가 죽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라고 비판했다. 또 “종교개혁의 핵심이 바로 ‘하나님이 하나님 되게 하라’이듯, 우리는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바로 섬겨야 한다”며 “유명한 사람의 주장에 의해 복음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 하나님을 바로 믿고 누가 뭐라 한다고 낙심하거나 약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설교 후 이영훈 목사는 축사에서 “기독교 위기는 신앙과 신학의 분리로부터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이 목사는 “신앙과 신학은 하나로 말씀과 성령의 역사가 상호 작용하면서 균형있는 신앙을 이뤄가야 한다”며 “그런데 둘이 분리되면서 신학이 지나친 사변화·철학화됐고, 살리는 신학이 아니라 죽이는 신학으로 바뀌어 기독교의 침체를 가져왔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목사는 “그래서 신앙이 곧 신학이고, 신학이 곧 신앙이었던 초대교회 모습이 회복돼야 하는데, 동서신학포럼이 그 본연의 모습을 찾아 신학이 살리는 신앙의 근본이 되는, 다시 말해 신앙과 신학이 조화를 이루고 말씀과 성령 사역이 조화를 이루는 귀한 노력을 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동서신학포럼은 인간의 지식을 자랑하는 모임이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만방에 전하는 모임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채수일 총장과 박종천 총장(감신대)은 격려사를 전했다. 채수일 총장은 “한국교회의 신앙과 증언, 고난과 신학적 성찰이 왜 세계 교회에 알려지지 않는지 고민해 그 일을 해 보려 시도한 적도 있었다”며 “동서신학포럼이 한국교회의 뿌리깊은 관성을 극복, 기도하고 공부하는 모임이 되고 세계 교회와 대화하고 한국 신학을 알리면서 하나님의 몸된 교회를 좀더 풍성히 하는데 기여해 달라”고 말했다.

박종천 총장은 “서구화된 한국 신학의 위기는 모더니즘, 과학과 이성에 대한 서구의 맹종, 지식을 초월하는 초자연적 신앙에 대한 불인정 등으로 기독교가 이성에 대한 담론의 포로가 돼 버린 데 있다”며 “종교개혁의 신앙 뿐 아니라 성서와 교부의 시대까지 살피는 신학, 시대의 학문과 소통하지만 그것을 넘어 하나님의 심정을 헤아리는 교회를 사랑하는 신학에 매진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또 “동서 신학의 교류 뿐 아니라 남북한, 남반구와 북반구의 신학까지 교류하고 뻗어나가는 신학회가 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예배는 오흥명 총무의 연혁 및 경과보고, 공성철 이사(대전신대)의 임원소개, 특송 후 김정석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신학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예배 후 2부에서는 ‘신학콘서트’가 진행됐다. 콘서트는 ‘돈과 하나님-경제위기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 아래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 사회로 유연희(감신대)·이장형(백석대)·이혁배(숭실대)·차정식 박사 등이 패널로 나섰다.

김정석 목사는 환영사에서 “돈은 그 자체로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아니고, 현대 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돈에 대한 관점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훌륭하신 신학자 분들의 말씀 잘 들으시고 유익한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콘서트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됐다. 토론에 앞서 베를린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와 칸영화제 경쟁작인 임상수 감독의 영화 <돈의 맛>을 잠시 감상하며 이 시대 ‘돈’의 의미를 관객과 함께 성찰했으며, 토론 중간에는 CCM사역자 이민경·백승주, 해금과 현악 4중주 등 문화공연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