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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목사님 뜻 잘 받들 것”2006-12-08

지난달 12일 세계최대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로 선출된 이영훈(52) 담임목사 서리가 8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교회 밖에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순복음교회 담임으로 재직하다 귀국해 후계 수업을 받게 된 그는 조용기 목사가 퇴직할 때까지 2년의 ‘유예 기간’을 남겨둔 때문인지 각별히 조심하는 인상이었다.
“서리는 조 목사님으로부터 수업을 받으면서, 조 목사님의 심부심을 하는 자리입니다. 조 목사님이 지금까지 해온 일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일이지요.”

이 목사는 “순복음교회가 해온 성령운동의 정체성을 이어가겠다”면서 ‘대부’격인 조 목사의 뜻을 잘 받들 것임을 누누이 강조했다.

‘제2의 조용기’ 2년 수업뒤 취임
‘사회 구원’ 눈돌릴 가능성 비쳐

서울 서대문에서 조 목사와 한동네에서 살았고, “조 목사님이 미국 유학을 보내줘 공부했다”는 그는 신앙관 등에서 조 목사의 판박이로 보였다. 청년시절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나온 지 2년 만에 성령 체험을 했다는 그는 “신앙은 이성으로 믿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일본의 경우 기독교가 지성인들에게 먼저 들어가 도덕적으로는 높은 차원에 머물렀지만, 서민들에겐 뿌리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성보다는 감성이나 체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기독교 외 다른 종교와 공존이 불가피한 다종교 사회임에도, “극한 상황으로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종교 간 갈등과 대립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해 근본주의적인 신앙관을 내보였다.

이 목사가 조 목사로부터 인정받은 것은 국제신학연구원장으로 재직할 때였다고 한다. 그 때 조 목사가 예수교장로회(통합) 교단에 의해 사이비 논쟁에 휘말렸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해 이단으로 정죄당할 위기에서 조 목사를 구한 것이다.

이 목사는 자신의 소신을 표현하는 데는 극히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조 목사님도 요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쪽으로 눈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소외 계층과 생태계 파괴 등에 대해서 교회가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어야한다”고 밝혀 ‘개인 구원’에만 집중해온 교회의 역량을 ‘사회 구원’쪽으로 돌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또 한국 교회가 성장주의와 물량주의에 매몰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선교 초기엔 어느 나라 교회나 양적 성장에만 매달리기 마련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질적 성장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2년 뒤 20살 이상 침례교인으로 구성된 공동의회에서 과반수의 동의를 얻으면 2009년 1월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을 맡게 된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