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언론 뉴스

[끝나지 않은 전쟁]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6·25 특별인터뷰2013-06-24

 




“하면 된다는 절대 긍정이 전후 60년 발전 원동력”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의 6·25 전쟁과 이후 정전(停戰)체제 60년에 대한 인식은 명쾌했다. ‘고난과 승리의 역사’이며, ‘하면 된다’는 절대 긍정이 전후 60년 한국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목사는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쟁 이후) 절대 긍정 신앙을 바탕으로 한 기독교의 비약적 성장이 한국 사회 부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 세력이 좀 더 많은 소통을 갖게 되면 많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21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만난 사람=김명호 부국장



-전쟁 폐허에서 우리나라가 무역 세계 8위까지 성장했다. 정전 후 60년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피원조국에서 원조국으로 바뀐 유일한 나라다. 폐허에서 아무것도 갖지 못했고 특별한 기술도 없었다. 하지만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라는 절대 긍정의 신앙과 접목돼 성장할 수 있었다. 새마을 운동까지 더불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것 같다. 실제로 1960∼70년대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기독교계의 영적 성장과 함께 한국 사회도 부흥한 것이다. 전쟁 전 북한에는 3500개 교회가 있었다. 지금은 성당을 포함해 3곳뿐이다. 북한은 정신적 자산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저렇게 머무르고 있다. 우리는 기독교 신앙으로 일어났다고 본다.”



-정전체제나 평화협정을 두고 보수·진보 간 대립이 있다.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을까.



“현재 평화통일기독교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모임에는 보수·진보가 다 들어와 있지만 잘 굴러간다. 직접 일을 해 보니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내부에서나 남북관계에서 모두 소통이 필요하다.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문을 열었으면 한다. 부잣집 형이 가난한 동생 살피듯이 아량을 가지고 많은 것을 양보하면 좋겠다. 우리는 세계적인 수준의 것을 많이 갖고 있는데, 대화의 기술은 너무 수준에 못 미친다.”



-젊은 세대들이 6·25를 보는 시각이 전쟁을 겪은 세대와는 좀 다른 것 같다.



“창조적 리더들은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세계 역사는 5%의 창조적 리더가 주도적으로 발전시킨다. 6·25전쟁은 고난의 역사이면서 이것을 극복한 승리의 역사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후손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이 있다. 자유를 얻기 위한 희생의 대가가 있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젊은 세대들은 도전과 고난에 익숙하지 않다. 사실 6·25전쟁 이후 10∼20년 동안 자살이라는 말은 없었다. 풍요로움 속에 자살, 고난을 이겨낼 힘과 역사의식을 다시 고취시켜야 이런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바로 도전에 대해 약해졌다는 것 아닌가.”



-평소 남북통일, 통합, 나눔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독일 통일운동이 1983년 동독 라이프치히의 니콜라이 교회 기도회에서 ‘미약’하게 시작됐다. 우리 기독교도 통일을 이루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민간 차원 교류, 남북교회 교차 협력, 연합예배 등을 할 수 있다. 연례 행사로 남북 교회 간 교류가 있고 연합 모임을 갖곤 한다. 남과 북은 같은데 또 너무나 다르다. 같은 말, 옷, 음식이 있어도 사상이 달라서다. 이럴 땐 대화밖에 해답이 없다. 문을 폐쇄할 게 아니라 북한에 가고 싶다면 다 보냈으면 한다. 남북교류는 막지 말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 교류도 많고, 인도적 차원에서 민간단체가 만나다 보면 가까워지고 평화 통일에 대한 무드가 생긴다. 동질성 회복을 위한 기독교적 기도운동도 ‘새해 평화기독운동’으로 새해가 되면 3주씩 하고 있다.”



-평양에 조용기심장병원을 짓고 있는데 언제쯤 준공이 가능한가.



“현재 6개월만 더 진행하면 완공될 정도인데, 4년째 중단돼 있다. 심장병원은 남한에서 육로로 개성에서 평양에까지 100% 물자 보낸다. 북한 대표 건설회사인 평양건설에서 노동력과 모래를 대고 우리가 물자를 댄다. 남북협력이 잘 되는 사례였다.



의료장비 지원까지 해도 10개월 후면 정식 개원할 수 있다. 의술을 전수하는 동안에도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의사들이 올라갈 테니 자연스럽게 교제도 가능할 것이다. 올해 안으로 공사가 재개될 희망을 갖고 있다.”



-남북교류 확대에 대한 제언을 한다면.



“북한을 돕는 남한 민간단체는 250곳이다. 정부가 인도주의적 교류는 무조건 허락했으면 좋겠다. 사실상 열쇠는 우리가 쥐고 있다. 북한이 갖고 있는 유일한 것이 핵이기 때문에, 핵을 확대하지 못하게 하고 완전 감시를 받는 정도로 서로 동의가 된다면 과감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산가족도 매달 만나게 해주고 금강산, 개성공단 다시 돌려야 한다.”



-기독교가 남북 동질성 회복이나 사회 대통합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회가 사회 속에 들어가 그들을 섬기고 나눠야 하는데 그 사명에 우리가 앞장서려 한다. 실천의 한 방법으로 극빈자, 다문화가정, 장애인, 출산 장려를 돕기 위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3월 말 교회 재정의 3분의 1을 구제와 선교활동에 쓸 것이라고 선언하고 본격적인 나눔 실천을 시작했다. 지난 21일에는 노숙인들에게 여름 옷 5000벌을 전달했다.)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가진 자가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이것이 바로 ‘경제민주화’ 아닌가. 어느 시대나 없는 자가 있다. 없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핸디캡이자 열등의식인데 그것이 좌절감, 분노로 표출된다. 성숙한 사회는 가진 자가 조건 없이 내려놓는다. 이것이 예수님과 기독교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재벌들의 동네상권 침해를 거론하면서) 가진 사람이 너무 많이 갖고 있는데 더 가지려 한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영훈 목사는



이영훈 목사는 2008년 조용기 목사 후임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에 취임했다. 진보적 교회연합회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등을 맡으며 교계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인사란 평을 듣고 있다. 북한에 대해선 포용적 자세의 적극적인 지원을 주장하고, 국내에서는 ‘가진 자의 나눔 실천’을 강조하는 등 사회참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지난 3월 말에는 교회 예산의 3분의 1을 구제와 선교사업에 쓰겠다고 결정했다. 미국 워싱턴순복음제일교회, 일본 순복음동경교회, 미국 LA나성순복음교회에서 담임을 맡았고 국제신학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내 영혼의 멘토들’ ‘치료자 예수 그리스도’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감사의 기적’ 등이 있다.



△서울(59) △연세대 신학과 △한세대, 연합신학대학원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미국 템플대학교 교회사 종교철학 석사 및 종교철학 박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굿피플 이사장,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정리=김미나 기자·사진=이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