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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지도자들 “지방선거에 표출된 민심 읽고 사회 섬겨라”2014-06-04

6·4지방선거는 한국사회의 세대·이념 간 대립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2030세대와 5060세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국가개조론과 무능한 국가권력 심판론, 여당의 ‘박근혜 마케팅’과 야당의 ‘반성 마케팅’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교계 지도자들은 지방선거를 통해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할 생명존중·사회통합·영적가치가 보다 선명해진 만큼 교회가 개인·사회구원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안전·인간존중 가치 구현하라”=한국교회 지도급 목회자들은 정부와 당선자들이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의를 수렴하고 사회적 취약점으로 대두된 생명과 안전, 인간존중의 가치를 구현하며 섬김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전 사무총장 김종생 온양제일교회 목사는 “이번 선거는 어느 선거보다 이념적으로 갈라지는 현상이 도드라졌는데 당선자들은 당파적 이해를 뛰어넘어 한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미래적 가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섬김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생명(生命)이라는 한자는 말 그대로 ‘살라’는 하나님의 거역할 수 없는, 일방적 명령을 뜻한다”며 “세월호 참사에서 볼 수 있듯 소중한 생명이 한국사회 안에서 자본 등의 가치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벌어졌다. 한국사회는 앞으로 인간존중, 인간애, 인간존엄성이라는 본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익 서울 신촌성결교회 목사도 “선거 결과에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약점, 과정을 무시했던 숱한 사회병리현상을 바로 잡으라는 민의뿐만 아니라 인간존중, 생명, 안전을 원하는 국민의 염원이 숨어 있다”면서 “박근혜정부는 국민 불안감이 증폭될수록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가를 새롭게 하기 위해 좌우를 아우르며 책임감 있는 인물을 등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교회, 사회의 ‘수평수’ 역할 해야=교계 지도자들은 “한국교회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사회적 분열상을 아우르고 세월호 참사 이후 피폐해진 국민정서를 치유해야 하며 개인·사회구원, 사회통합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회장은 “교회는 세속 정치집단처럼 여야로 패를 나누는 단체가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며 민족을 책임지는 거룩한 신앙공동체”라면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 섭리를 인정하고 신뢰하며 ‘교회가 가는 곳에 국가도 간다’는 책임감으로 한 발짝 앞서 가야 한다. 그럴 때 교회의 회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웅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명예회장은 “한국교회가 사회의 ‘수평수’ 역할을 하며 균형을 잡아줘야 하는데 교회 자체가 혼란을 겪고 있어 사회를 선도하기는커녕 끌려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손 명예회장은 “교회는 극단적 근본·진보주의에 빠져 역사발전의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건전한 중도보수로 사회통합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도 “한국교회는 절망을 논하고 분열과 대립, 갈등으로 치닫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하지 말고 화해와 일치, 회복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영적 리더십을 회복하고 상처 입은 자를 위로하며 사회에 꿈과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