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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목사 “소외된 이의 눈물 외면하면 하나님 사랑도 잃는다”2016-05-17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


 


나눔과 실천 강조


 


8년째 교회 이끌며 사회공헌 힘써


 


5월 18일 설립 58주년


 


“사회적 책임 다해야”


 


 



▲ 이영훈 목사는 나눔 실천을 강조하며 “교회가 앞장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크리스천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교회는 말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행함으로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 더 적극적인 실천으로 사회가 밝아지고, 사랑으로 아름다워지면 좋겠다. 크리스천이면서 빛과 소금은 못 되고 사회문제의 중심에 서게 되면 얼마나 부끄럽겠나.”


5월 18일 설립 58주년을 맞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62) 담임목사는 크리스천들의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교회가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과 눈물을 외면하면 하나님의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라며 “교회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1958년 5월 18일 서대문구(현 은평구) 대조동에 있는 고 최자실(현 조용기 원로목사의 장모) 목사의 집에서 시작된 순복음교회는 이듬해 집 앞마당에 천막을 치고 가마니를 깔고 예배를 드렸다. 헌금을 모아 천막을 넓혀 가는 일을 계속한 교회는 성도 수가 늘면서 새 성전 건축을 시작했고, 1973년 9월 23일 현재의 여의도에 있는 성전에서 최초의 예배를 드렸다.


나날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교회는 현재 전 세계 63개국 661여 명의 선교사 파송, 1276개 해외교회 개척, 위성생중계를 통한 650여 개 기도처·제자교회·해외지교회 동시예배 등 놀라운 부흥을 이뤘다. 교인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본교회 54만명, 20개 제자교회 34만명 등 2016년 현재 총 88만명이 등록돼있다.


이 목사는 “수많은 성도와 방대한 조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라고 강조했다. 조용기 원로목사와 가족을 둘러싼 교회 안팎의 분란에도 흔들림 없이 목회를 펼친 그는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교회가 비판받는 것은 교회가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라며 “이럴 때 더욱 심기일전해서 교회의 본 모습인 섬김과 사랑, 화목, 화해를 실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80만 성도가 바라보는 믿음의 지도자, 이 목사의 목회철학은 확고했다.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것과 더불어 하나님의 사랑을 이웃에 실천할 때, 교회의 진정한 모습을 갖게 되며 교회 본연의 사명을 다하게 된다”는 것이다.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이 목사는 “임기 안에 한국교회연합과 대통합을 이루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자선 사업이 정말 다양하다.


“국내외 저소득층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시술 사업은 현재까지 4639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매년 성탄절에는 서울시와 협력해 독거노인과 영세민 가족, 다문화가족에 10만원 상당의 생필품이 담긴 1만8000개의 ‘나눔 박스’를 전달한다. 또 장애인들의 재활과 자립을 돕는 ‘꿈친장애인복지센터’와 부모에게 버려진 아동을 돌보는 ‘해남 땅끝마을 천사의 집’과 그룹홈도 지원하고 있다.”


-교회 안에 장애인 교구가 꽤 크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지체부자유, 지적장애인 성도가 2000명이 넘는다. 그분들의 자활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 재활센터인 꿈친장애인복지센터를 은평구에 만들었다. 바리스타와 제빵사로 훈련해 일선 현장에서 일하도록 돕고 있다. 본인이 일해서 돈을 번다는 기쁨이 크다. 생계 의존형에서 자립형으로 바꿔 장애인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자립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출산장려금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3년간 약 1800여 명의 산모에 장려금을 지원했다. 첫째 아이를 낳으면 50만원, 둘째는 100만원, 셋째를 낳으면 200만원을 준다. 덕분에 3배로 성장한 영아부는 아기 울음소리로 바글바글하다. 12명의 최다 자녀를 둔 분에겐 다둥이 상을 줬는데 대학등록금도 전액 지급할 예정이다. 한 가지 고민은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출산장려금만 가지고는 반짝 효과만 나온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극빈자를 위한 양육비를 보조하는 방향도 생각 중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낙태가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정부 측 통계는 30만을 얘기하지만, 나는 40만으로 알고 있다. 낙태 문제가 없어지면 정부가 몇십조를 쏟아부어도 해결 못 한 저출산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다. 미혼모 자녀들이 태어나는 것을 허용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허용하든 안 하든 미혼모 아이들은 태어난다. 그동안 쏟아부은 저출산 캠페인 비용만 가지고도 충분히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다.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그게 가능한가.


“프랑스는 그 문제를 해결했다. 프랑스에서 제일 많은 아이들이 혼외자 자녀들이다. 그러지만 일반 가정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미혼모와 외국인도 자녀를 낳기만 하면 사회가 보장해준다. 18세까지 매달 생계보장을 해주고, 다문화는 임시영주권을 주자. 또 미혼모 하우스를 만들어서 아이를 낳은 엄마들이 생활할 수 있게 해주고, 미혼모 아이를 위탁해서 키우는 탁아시설도 있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이 아이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면 가능하다. 우리는 그 문제에 앞장서겠다.”


 


 



▲ 꿈친장애인복지센터에서 장애인 교우들이 제빵 수업을 듣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다문화 사역도 다양하다.


“굿피플 다문화 선교회는 각종 자선 바자와 한국어 사랑 교실, 다문화 친구 초청 잔치, 국내 유학생과 신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을 했다. 바자 수익금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이 친정을 방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어 교육으로 한국 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는 식사 제공과 나눔 행사를 통해 위로하고, 한국 사회에 원활하게 정착하도록 돕고 있다. 안산에 설립한 ‘여의도순복음교회 다문화센터’는 다문화 가족이 모국어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문화 사역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 사회에는 전체 인구의 3%를 차지하는 170여만 명의 다문화가족이 있다. 앞으로 우리 교회는 다문화 사역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인 지원과 실천 사역을 통해 한국 사회에 유입되는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의 정착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힘쓰고자 한다. 또 이들을 교회 각 교구의 구역에 편입시켜 신앙생활을 통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가도록 돕겠다.”


-순복음취업박람회도 매년 열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다가올 미래의 꿈이자 희망이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은 7포 세대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실의에 빠져 있다. 청년들은 취업문제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구매를 포기할 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교회가 앞장서서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는 청년들의 문제는 사회 문제인 동시에 교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진행되나.


“청장년층은 물론 노년층까지 대상을 넓혀 다양한 구인·구직자들이 원하는 직업과 일자리를 매칭할 수 있도록 진행된다. 역량 있는 인재들의 취업지원과 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자체와 관계기관들과 함께하고 있다. 특히 20대 청년들의 구인·구직을 위한 청년 전용 채용관을 마련했고, 취업시장에서 소외되기 쉬운 60세 이상의 노년층을 위한 실버부스를 마련해 실버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창업지원관도 관심을 받았다.”


-성과는 어떤가.


“5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지난해 제4회 박람회에는 25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서 개인은 물론 다양한 공동체가 나서야 하며,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실업 문제처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한국교회가 앞장서 대안과 방안을 제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사회적 이슈에 한국교회가 한목소리를 내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문체부와 ‘문화가 있는 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음전도자였던 사도 바울도 당시 주류를 이루던 그리스-로마 문화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세계의 문화는 종교와 함께 발전했다. 그 예를 기독교에 의해 급격한 문화적 성숙을 보인 구한말 조선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나님 앞에서 남녀노소 차별이 없고 모두가 존귀하다는 평등사상은 여성을 비롯한 소외 계층이 문화에 참여해 건강한 사회인이 되게 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문화계와 종교계가 협력하는 문화 나눔은 매우 바람직하다.”


 


 



▲ 희귀난치병 아동 돕기 걷기대회에서 한 어린이에게 안수기도를 하고 있는 이영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수능 콘서트’ ‘직장인을 위한 정오의 브런치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 공연을 해왔다.


“문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웃들과 함께 문화 나눔을 실천하는 행사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여의도를 찾는 어린이들을 위해 교회를 개방해 각종 뮤지컬과 마술쇼 등의 문화 행사를 열고 대형 에어바운스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희귀난치성질환 어린이들을 초청해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3번의 투표 끝에 담임목사가 됐다.


“장로회를 대표하는 분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7명의 후보를 놓고 3명을 뽑는 1차 투표를 했고, 2차 투표는 1000여 명이 참가해 3명 중 1명을 선출했는데 제가 당선됐다. 1년 6개월 후에는 전 성도가 다 같이 3차 투표를 했다. 앞으로 대형교회에서 후계자를 뽑을 때 이렇게 뽑으면 전혀 잡음이 없을 거다. 앞으로 후임을 세울 때가 되면 똑같이 추천위의 추천을 받아서 그분들을 검증하고 투표를 거쳐 뽑겠다.”


-내년 1월까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이끌게 됐다.


“지금 한국교회는 해야 할 많은 일이 산적해 있다. 신천지와 같은 이단의 문제, 청년 실업,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통일 문제 등 한국 교회가 앞장서서 이끌어가야 할 일들이 많은데 우리 안에서 분열이 있으면 이런 일들을 해결할 수 없다. 이제 한국교회가 하나가 돼야 한다. 대표회장으로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능한 임기 안에 한국교회연합과 대통합을 이뤄 한국 교회가 하나 되기에 힘쓰겠다.”


-지난 총선에서 기독교 정당을 지지했다.


“두 개의 기독교 정당이 총 75만6831표를 얻었다. 정당 지지율 5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비록 국회에 입성하지는 못했지만 이처럼 약진한 것은 나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의 핵 개발 위협이 현실화되고, 이슬람 무장단체들에 의한 테러의 가능성이 커지며,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기독교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기독교인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치권은 20대 총선 결과를 통해 더욱 안전하고 건전한 사회를 원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난 4월 15일 노란 넥타이를 매고 세월호 참사 2주기 설교를 했다.


“자녀를 잃은 분 중 교회를 다니시는 부모님들이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질문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랫동안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까지 하신 하나님이 더 아파하고 계신다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세월호의 충격과 고통 가운데 있는 유가족들이 하나님의 위로 하심을 체험해 아픔을 극복하고 마음속 깊은 상처가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설교했다.”


-유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은 지금도 극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기나긴 고통의 밤이 새벽 부활의 영광으로 변해 미수습자들이 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세월호 사태의 진상이 하루속히 규명되고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더는 이 땅에 생기지 않기를 소망한다.”


-하루 일정이 정말 빡빡하다.


“보통 새벽 3시 30분에서 4시 사이에 일어나고, 4시 30분에는 집에서 나온다. 자는 시간은 보통 밤 11시 30분에서 12시 사이다. 개인적으로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언제 한번 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자봤으면 좋겠다. 그런데 바쁜 것도 감사하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