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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세대 모이는 교회, 신종코로나에 각별한 주의 필요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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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누적 사망자 수가 3일 현재 361명에 달하면서 2003년 사스(SARS) 때를 넘어섰다. 중국 내 확진자는 1만7205명으로 조사됐고, 한국 내 확진자 또한 15명으로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 신종코로나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으며,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이 중국발 여행객들의 입국을 막아섰다. 우리 정부 역시 신종코로나의 근원지인 ‘우한’이 소재한 중국 후베이성 발급여권을 소지한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3일 결정했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가 방문했던 장소, 이동경로 등을 공개해 2차 감염을 예방하고 있는 가운데 매주 성도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교회와 성당 등의 종교시설들이 염려의 대상이 됐다.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박세덕 목사)는 6번 확진자인 55세 한국인 남성이 지난달 26일 예배에 참석하고 교회 식당에서 식사한 것이 확인돼 31일 저녁까지 교회 전체 방역작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교회측은 건물을 일시 폐쇄하고 2일 주일, 설교영상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으로 예배를 대신했다.

 

담임 박세덕 목사는 “6번 확진자가 다녀간 교회로 지목된 직후였던 1일 밤에만 300통 가량의 문의전화를 받았다. 신종코로나가 자신에게 옮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하는 내용이었다”며 “이런 소요 사태가 계속될 시 (6번 확진자) 가정은 깨어지고, 교회가 무너질 것”이라며 영상 예배를 드리게 된 경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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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들도 국내·외 상황에 촉각을 기울이며 신종코로나 대응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현장예배를 진행했지만 예배 시 마스크를 쓰도록 권유하는 등 신종코로나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당 100여 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한편 성도들에게 자주 손을 씻고 소독을 하도록 독려하고,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에서 배부한 예방행동수칙 안내문을 곳곳에 부착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성도들의 경우 담당 교역자들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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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는 역시 교회 예배실 입구와 주요 출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비접촉식 체온계를 설치해 자율적으로 체온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을 방문했거나 신종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성도에게는 유튜브를 통해 영상 예배를 드릴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때문에 현장예배까지 생략하는 것은 과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남녀노소 다양한 세대가 모이는 만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지양하고,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모임 등을 당분간 멈추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2일 현장예배를 진행한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 또한 목회서신을 발표하고 기독교인들의 신종코로나를 대처하는 바른 태도에 대해 권면했다. 지 목사는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신뢰하는 믿음의 기도, 차분하고 안정된 정서로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평화와 소망을 만들어가는 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개인위생에 힘쓰며 협력하는 자세”를 주문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음모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선교사들을 추방하며 기독교를 박해하는 것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이라는 주장이 있다. 물론 기독교를 박해하는 것은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잘못된 것이지만 이번 상황을 하나님의 형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지 목사는 “정확한 의료적인 정보에 따르면 ‘꼼꼼한 손 씻기’는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공공장소에서의 기침예절과 마스크 착용 등 각자 개인위생에 힘쓰며 자기 자리에서 차분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강원숙 기자 cu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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