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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2021-11-08

“다툼과 분열 종식하고, 섬김의 교회로 나갈 터”


● 유연함과 겸손함, 강직함 겸비한 목회자
● 부흥 요인은 성령운동과 절대 긍정의 믿음
● 故 조용기 목사 쓰러지기 전 “차세대 인재 양성하라”
● “조 목사는 세계 복음화에 크게 기여한 하나님의 종”
● “조 목사 기념홀, 기념관 설립 추진, 국제 콘퍼런스 개최”
● 정부 방역조치, 국민 건강 위해 모임 자제한 교회들
● 이념·계층·지역 갈등, 한국 사회 문제는 ‘편가르기’
● “초대교회로 돌아가 진정한 나눔과 섬김 실천해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김도균 객원기자]

아침부터 선선한 초가을 바람이 불어오던 10월 7일,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았다. 서강대교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교회 건물은 흡사 돔형의 오페라하우스를 연상시킨다. 이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도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 대조동 천막에서 신도 5명으로 출발한 때가 1958년. 오중복음, 삼중축복, 4차원의 영성으로 단일 교회 역사상 가장 많은 신자 수인 78만 명을 돌파하며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교회’로 등재됐다. 201021개 지교회를 분리 독립시켜 신자 수가 40만 명 규모로 축소됐으나 다시 교인이 늘어 현재는 57만 명에 이른다.


유연함과 겸손함, 강직함 겸비한 목회자

이영훈(67) 담임목사는 처음 이 교회를 개척한 고(故) 조용기 원로목사의 후임으로 2008년 5월부터 13년째 여의도순복음교회 사역을 이끌어가는 인물. 조 목사는 굿피플, 엘림복지회, 조용기자선재단(구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심장병어린이 돕기 운동, 평양조용기전문심장병원 건립 운동 등 각 분야로 전인 구원의 사역을 왕성하게 전개했다. 한세대학교, 순복음영산신학원, 미국 베데스다대학교, 국민일보 등을 설립하며 신학 교육과 언론 선교에 힘쓰기도 했다. 조 목사가 성령운동을 주도하기 전까지, 한국 기독교는 제자 훈련 위주 사역을 우선으로 여겼다. 암울하던 시대 기독교가 조 목사의 성령운동을 통해 기적 같은 부흥을 이뤄냈다는 게 교회 측의 평가다.


부흥 요인은 성령운동과 절대 긍정의 믿음

조 목사는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쓰러진 후 1년 넘게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 9월 14일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세간의 시선은 이 세계적인 교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어디로 나아갈지에 쏠린다. 이 목사를 만난 것도 그 얘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영적 지도자 시각에서 혼돈의 시기 종교의 역할과 일부 교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위반에 의해 파생된 반(反)기독교 정서, 현 정부의 정책 기조 평가, 민심 분열 원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의견도 들어봤다. 교회 관계자는 “조 목사님 소천(召天·하나님께서 부르신다는 뜻으로 죽음을 가리키는 기독교 용어) 후 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회의를 마친 이 목사가 인터뷰 장소로 예정된 접견실로 들어서자마자 “아유, 늦었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멋쩍게 웃어 보이는 모습에서 ‘유연함과 겸손함을 겸비한 목회자’라는 생각이 스쳤다. 때때로 힘 있는 눈빛을 발산하며 시종일관 생기 넘치는 목소리로 모든 질문에 신중하게 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원칙을 고수하고 정도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상대를 배려하는 와중에도 강직함과 우직함이 느껴졌다.


이 목사는 스승 조 목사를 떠올리며 “우리나라가 가장 어려울 때 목회를 시작해 한국은 물론 세계 복음화에 크게 기여한 하나님의 종”이라고 회고했다. “우리 곁에서 늘 함께하시던 목사님이 훌쩍 떠나니 마음 한켠이 텅 빈 듯하다. 복음 사역을 위해 헌신하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그 모습이 그립다”고 고백할 땐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 조 목사님이 생전에 당부한 말씀이 있습니까.

“지난해 5월쯤인가요. 목사님이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라’는 말을 거듭 하시는 겁니다. 그러고는 7월경 뇌출혈로 쓰러지셨어요. 차세대 인재 양성은 한세대를 발전시키라는 의미였습니다. 한세대는 우리 교회 산하 사립 종합대학교입니다. 1986년부터 2001년까지, 목사님이 한세대 2대 이사장을 하셨죠. 한세대 건립 이념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신앙 정신과 학문 탐구를 통한 유능한 지도자를 양성하자’는 건데, 이 정신을 회복하고 학교를 발전시키는 게 목사님 뜻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 조 목사님이 한국 교회사에 어떤 공헌을 했다고 보십니까.

“목사님이 세계적인 목회자로 알려진 것은 두 가지 면에서입니다. 하나는 순복음 성령운동이에요. 한국은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 길선주 장로의 고백이 기폭제가 돼 일어난 대부흥 운동을 통해 기독교의 확산과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지성적 목회자들이 주도한 제자 훈련에 중심을 두면서 성령운동이 내면화한 면이 있어요. 성령운동과 제자 훈련의 조화가 필요한 때에 목사님이 성령운동을 통해 이 두 가지의 균형을 맞췄다는 거지요. 6·25전쟁 이후 한국 교회 대부흥이 목사님의 성령운동을 통해 실현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절대 긍정의 믿음입니다. 6·25전쟁 발발 이후 암울하던 시대에 우리 교회에 오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을 준 거죠. 이러한 신앙의 힘이 시대적 염원과 맞아떨어지면서 기적 같은 부흥을 이뤘다고 봐요.”


그는 교회 차원에서 추진 중인 계획을 언급했다.


“조 목사님의 호(號)를 따라 ‘영산기념사업회’(가칭)가 발족할 겁니다. 목사님이 걸어오신 길과 사역을 기념하는 홀 건립을 추진하려 합니다. 조용기목사기념관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고요. 국제 콘퍼런스 개최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이는 목사님이 한국 기독교계 공헌한 내용을 정리하고 계승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고(故) 조용기(오른쪽) 원로목사가 2008년 당시 퇴임식에서 후임으로 선출된 이영훈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주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코로나19K-방역이 도약하는 계기 될 것”

- 신앙의 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민의 삶이 황폐해지고 불안해집니다. 감염병에 평생 시달릴지 모른다는 우려와 일자리 상실에 대한 두려움도 크고요. 이런 혼돈의 시대에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요한복음서에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찾아와 평강의 말씀을 전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는 구절인데요. 때로는 고난이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19K-방역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이 신앙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면 신앙적 가치 회복을 통해 절망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말고 두려움을 극복해 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 백신 수급을 둘러싼 정치 공방이 이어지면서 국민은 고통과 답답함을 쏟아냅니다. 사랑과 용서를 강조하는 목회자로서 어떻게 보시나요.

“정부가 백신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은 잘못이라고 봅니다. 정책 결정자들이 전문가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K-방역 성공을 공언하다가 역풍을 맞은 것이죠. 포퓰리즘 정책에 기대기만 하면 거센 역풍에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치료제가 곧 나올 것처럼 얘기할 게 아니라 백신 없이는 방역도 소용없다는 취지로 얘기했더라면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 코로나19 유행 이후 예배당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교회가 무차별적으로 비판받았습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반(反)기독교 정서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 사안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감염 확산의 주범이 S교라는 점을 분명히 짚고 싶어요. S교는 한국 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입니다. 국내에서 더는 포교 활동이 어려워지자 중국 포교를 위해 우한 지역에 본부를 세웁니다. 중국 내 S교 관계자의 한국 입출국 시기는 우한에서 코로나19 확산 시기와 겹친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죠. 그런데 국민의 눈은 이단과 정통 교단을 구별하지 않고 ‘교회’라고 불리면 교회로 여길 뿐입니다. 교회에서 감염이 퍼졌으니 국민은 욕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한국 교회 처지에선 답답한 노릇입니다. 우리 교회는 철저한 방역으로 예배를 통해 확진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백화점에 사람들이 몰리는데도 교회에만 2년 가까이 예배를 통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부 방역조치, 국민 건강 위해 모임 자제한 교회들

- 예배 사수를 주장하는 일부 교회에서 감염이 확인된 일부 사례가 있지 않은가요.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방역조치와 국민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예배당 모임을 자제한 수많은 교회 모습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일순간 교회가 집단감염의 온상으로 비친 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교회가) 피해를 봤다는 의미인가요.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우리 교회 신자 56만여 명 가운데 확진자로 확인된 건 20여 명입니다. 이들이 어디에서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지하철을 갈아타다가 또는 마스크 벗고 식당에서 식사하다가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발(發) 확진’ 언론보도가 잇따랐습니다. 이들이 교회에서 마스크를 몇 시간 동안 벗은 채 감염원과 밀접 접촉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때는 ‘여의도순복음교회발 감염’이라고 할 수 있겠죠. 교회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아닌데도 국민에게 증오의 대상으로 내몰리는 데는 정부와 언론의 ‘교회발’ 용어 남발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 일각에서는 코로나 시국에도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것을 두고 비난을 쏟아냅니다.

“스포츠 경기를 TV로 시청하는 것보다 경기장에서 관람할 때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지요. 공연장에서 즐기는 콘서트는 어떤가요. 영상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면) 예배는 기독교의 생명과 핵심입니다. 신도가 모일 때 예배의 역동성이 생겨나죠. 그러한 예배를 하자면 모임은 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 세상이 혹독한 시선을 보내는 것은 교회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가 높다는 방증 아닐까요.

“그런 측면이 있지요. 어떤 면에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잘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입니다. 사회의 일부로서 교회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거죠.”


이념·계층·지역 갈등, 한국 사회 문제는 ‘편가르기’

[김도균 객원기자]

이쯤에서 내년 대통령선거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보 진영 간 갈등과 대립이 심해집니다. 여기에 일부 급진적 종교계 인사들이 가담합니다. 이들의 행위를 순수한 종교적 열정 내지 사명감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과 정치적 행위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혼재합니다.

“어느 분야든 극단은 위험합니다. 좌든 우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죠. 목회자도 그 나름대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양극화 심화를 야기하는 것이라면 자제해야 합니다. 정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편가르기’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 아닌가요. 우리 편 아니면 적폐로 낙인찍는 식의 정치 행위는 사회를 무너지게 합니다. 정치인들이 뼈아픈 반성을 통해 이념 갈등, 계층 갈등, 지역 갈등을 철저하게 타파해야 해요.”


- 젊은이들이 공정의 가치가 말라버린 현실에 절망합니다.

“현 정부를 지지하던 2030세대가 갑자기 돌아선 데는 ‘조국 사태’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봅니다. 똑같이 노력했으나 ‘금수저’는 의사의 길로 들어서고, ‘흙수저’는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진학조차 어렵다면 그건 공정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생각입니다. 소수 특권층이 기회를 독차지하는 사회에서는 공정한 사회가 실현될 순 없어요. ‘대장동 사건’ 역시 다르지 않을 겁니다. 800여만 원의 투자금으로 1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면 국민은 허탈할 수밖에 없지요.”


그는 현 정권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많은 이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당시 밝힌 대로 국정을 운영했더라면 역사에 남는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입 모아 말합니다. 정권 출범 초기 국민 마음을 끌어안으며 이상적인 나라로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잖아요. 그런데 지난 4년간 진전된 게 없어요. 평등사회도, 국민대통합도 그렇고…. 이렇게 된 데는 문 대통령을 보좌하는 이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문 대통령이 보좌진에게 둘러싸여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내리지 않나 싶어요.”


그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작심한 듯 현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목에서 동성애 문제를 지적하고 싶어요. 문 대통령께서 2016년 대선 후보일 당시 동성 간 결합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차별금지법(차금법)을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반대 현상이 나타납니다. 국회에서 입법 논의 중인 포괄적 차금법의 뿌리가 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3호 ‘차별 금지 사유’에 동성애,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성적지향’ 개념이 포함돼 있어요. 법안이 통과되면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도 어긋나지만 우리 사회의 전통적 가치관에도 맞지 않아요. 더욱이 저출산 시대 가정 붕괴를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는 건데…. 동성애에 빠지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집니다. 교회는 그들을 긍휼히 여기고 거기서 치유와 회복의 길로 인도해 줄 겁니다.”


- 현 정권 인사들과 많이 교류하신 것으로 압니다. 대화를 나눠보면 어떤가요.

“저는 진보, 보수 구분 없이 열린 마음으로 얘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현재 권력을 가진 이들은 편가르기와 불공정한 사회구조를 만든 데 대해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하지 말고 잘못한 데 대해서는 사과해야 해요. 보수든 진보든 뼈아픈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 없이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 오래전부터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왔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통일 시대를 여는 첫걸음은 인도주의적 지원입니다. 현재 남북관계가 힘의 논리로 정치 싸움을 벌이는데, 이런 식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봅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한두 번 개최하는 것으로 통일 시대를 이루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병원을 지어주고 고아들을 보살피며 동포 사랑을 통해 통일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돼 31개월 동안 억류됐다 북한의 병보석 조치로 풀려난 임현수 목사님 책을 읽었습니다. 2살 미만 북한 영유아들이 굶어 죽어간다는 대목에서 가슴이 무너질 듯 아팠어요.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북한에는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차기 정권에서는 민간 차원에서 더욱 과감하게 교류가 이뤄지도록 길을 터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초대교회로 돌아가 진정한 나눔과 섬김 실천해야”

- 목사님은 오래전부터 저출산 문제 해결에 힘써 오셨지요. 정부의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우리 교회는 2012년부터 성도가 아이를 낳을 때마다 출산장려금을 지급해 왔습니다. 정치권 인사나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 강조하는 게, 젊은이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하라는 겁니다. 이를테면 신혼부부에게는 집 한 채씩 임대해 주고, 아이가 태어나면 18세까지 생계비를 지원하는 거지요.”


그는 미혼모 문제에도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미혼모를 돕는 사역자가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전국 미혼모 수가 3만5000명이라는 겁니다. 한 달에 100만 원 벌려고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대권 후보자를 만나면 낙태 시술을 금하고 미혼모와 아이를 책임지는 정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할 생각입니다.”


- 한국 교회가 사회 구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국민 삶이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가슴 아픈 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말에도 어려운 사람 돕는 일을 ‘희망박스’ 전달 캠페인으로 전개합니다. 서울시와 함께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 2만 가구에 10만 원 상당 생필품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우리 모두가 사회의 낮은 곳을 섬기고 베푸는 모습을 보이면 코로나19가 야기한 어려움과 고난도 물러가지 않을까 싶어요.”


-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새 전환점을 맞습니다. 앞으로의 청사진을 밝혀주신다면.

“성경 사도행전 2장 47절에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되새기며 교회가 다시 이 사회의 소망이 되기 위해서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도 다하고자 합니다. 이 책임이 코로나19 사태에 국한돼서는 안 될 것 같아요. 다음 세대가 맞닥뜨릴 수많은 문제와 재난 앞에서 교회는 겸허히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봅니다. 초대교회 때 모습으로 돌아가 진정한 나눔과 섬김의 사역을 실천한다면 한국 교회가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날도 머지않아 오리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구제와 선교 사역에 교회 예산 3분의 1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교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장애인,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탈북자 등 이웃을 섬기고 사랑을 베풀겠습니다.”


“‘신동아’는 사명 감당하며 정도 걸어온 민족의 양심”

끝으로 이 목사는 11월 1일로 창간 90주년을 맞이하는 ‘신동아’에 대해 “앞으로도 정도를 걷는 민족의 양심이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시대가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다 보니 제일 난세가 언론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언론의 사명은 국민이 바른 길을 가도록 안내하는 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동아’를 ‘민족의 양심’이라고 하는 것은 독재정권의 탄압과 박해 속에서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며 정도를 걸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정도를 걷는 민족의 양심이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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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