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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불안하고 혼탁한 정국 속… 목회자 먼저 회개하자”2022-02-17

오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경기도 파주 오산리 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대한민국 목회자 회개금식기도 대성회’가 열린다. 대선을 앞두고 목회자들이 한데 모여 곡기를 끊고 회개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을 위해, 침체된 한국교회를 위해 초교파적으로 기도하는 자리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과 영산목회자선교회가 주관하는 이번 기도회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여 만에 마련된 초교파 기도모임이다. 기도회 대표대회장을 맡은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과 상임대회장인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실에서 대담을 갖고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 목회자들의 동참을 독려했다.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왼쪽)과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접견실에서 ‘대한민국 목회자회개금식 기도대성회’ 대담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다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 참석자 >
대표대회장 이영훈 목사
<기하성 대표총회장>
상임대회장 이철 목사
<기감 감독회장>

사회=이명희 종교국장

-대선을 앞두고 개최하는 회개금식기도회 취지는.


△이영훈 대표총회장=1903년 원산에서 남감리회 선교사 로버트 하디가 주도한 원산대부흥운동이 있었다. 1907년에는 평양대부흥 운동이 이어졌다. 모두 기도 운동이자 회개 운동이었다. 코로나와 대통령 선거로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고 혼탁한 정국 속에서 목회자들이 모여 회개기도 운동을 하자는 것이다.


△이철 감독회장=역사적으로 보더라도 회개로부터 부흥이 일어난다.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회개 금식기도를 안하는 게 이상하다. 지금 우리는 전혀 겪어보지 못한 위기의 한가운데 서 있다. 특별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함께 모여 회개금식 기도에 나서는 건 당연한 일이어야 한다.


-이번 성회는 특별히 ‘목회자’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 감독회장=어느 시대든 회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이번에 목회자들이 먼저 모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회개하면 자연스럽게 성도들의 회개로 이어진다.


△이 대표총회장=맞는 말씀이다. 교회 지도자들이 먼저 무릎을 꿇고 본을 보여야 한다. 목회자가 먼저 회개의 모습을 보이면 장로와 교회 지도자들, 성도들에게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회개 운동이 확산될 것이다.


-무엇을 회개해야 하나.


이영훈 목사

△이 대표총회장=한국교회의 물량주의와 교권주의, 성장일변도 정책, 섬김과 희생 없이 본인의 치적을 내세우는 자기자랑 등이 회개 거리로 떠오른다. 시대가 흐르면서 기독교가 ‘제1의 종교’ 자리에 서게 된 동시에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 교회의 리더십을 상실한 데 대해서도 깊이 회개해야 할 것이다.


△이 감독회장=교단장이 되고 나서 한국교회나 우리 교단이나 왜 이렇게 추락하게 됐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됐다. 진단 결과는 이렇다. 첫째, 믿음이 너무 없다. 둘째, 거짓이 너무 많다. 셋째, 희생 없는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라. 이것들이 우리 안에 있는 근본적인 병이고, 이 문제를 두고 한국교회가 전심을 다해 회개해야 한다.


-기도회에 동참하는 목회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메시지는.


△이 감독회장=신앙고백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다. 성경 속 신앙고백은 3가지가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베드로의 고백이 있다. 십자가 사건 이후에는 도마의 고백(요 20장)이 있다. 그리고 바울 서신서에 나타나는 신앙고백, 초기 공동체의 기독론(빌 2:5~11)이 있다.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자’는 윤리적 차원의 교훈을 뛰어넘어 신앙고백으로 돌아가는 참신앙의 회귀가 살 길이라는 걸 강조하고자 한다.


△이 대표총회장=전적으로 공감하는 말씀이다. 모든 회개운동의 내용은 초대교회 신앙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사도행전적 교회의 출발이 회개 운동이다. 베드로가 회개하라고 요청했을 때 3000명이 회개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모든 부흥운동의 원리는 믿음의 회복인데, 이번 성회의 메시지 초점은 초대교회의 회개운동과 성령 운동의 회복이 될 것이다. 많은 목회자들의 진정한 변화를 이끄는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


-대선을 앞두고 어떤 대통령상을 품고 기도해야 할까.


△이 대표총회장=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는 제왕적 대통령이 더 이상 나와선 안된다. 예수님의 섬김과 희생 정신을 품고, 국민을 전심으로 섬기는 지도자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이 감독회장=그렇다. 과거의 치리 방식이 ‘통치’였다면 지금은 ‘섬김’이어야 한다. 우리는 완벽한 지도자를 찾기 어렵고 또 완벽한 지도자는 이 세상에 없다. 정말 국민을 섬길 자세가 돼 있느냐가 중요한 판단 요소다.


-이단·사이비 집단들이 대선 정국에 혼란을 더하고 있는데.


△이 대표총회장=어떤 식으로든 각 후보 진영이 무속이라든지, 신천지 등과 관련이 없다는 걸 천명해야 한다. 이단 사이비 단체의 표를 의식해선 안된다. 이들과 얽혔다가는 나중에 모두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감독회장=그렇다.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사이비 단체들의 전략적 접근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이들은 군대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집단이다. 우리의 상식적인 사고방식과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와 교세 위축에 한국교회가 많이 지쳐 있는데.


이철 목사

△이 감독회장=그렇다고 비관적으로 보진 않는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교회들이 현장 대면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반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예배와 만남에 대한 갈급함이 더 깊어졌다. 이런 현상을 접하면서 ‘하나님이 이 시대에 어려움을 주실 때는 반드시 메시지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많은 교회들이 겸허하게 각성하는가 하면, 위기 의식을 갖고 새로워지려 애쓰고 있다. 현실은 어렵지만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면 반드시 변화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찾아내기 위해 각성하고 전진하자. 하나님께 새 길을 열어 달라고 갈구하자. 새로운 차원의 영적 부흥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표총회장=전적으로 공감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올해를 ‘영적 재부흥의 해’로 선포했다. 더 기도하고, 더 열심히 모이며, 더 많은 영혼을 구하자는 선교 방침을 세웠다. 지금은 모든 것이 닫혀 있지만 기독교는 닫힌 것을 여는 힘이 있다. 제2의 부흥 기회가 있다.


중국 기독교 지도자가 전해준 말이 있다. ‘시진핑 시대로 들어서면서 많은 선교사들이 추방당하고, 삼자교회를 제외한 가정 교회들이 폐쇄되면서 중국 교회의 3분의 2가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 박해 속에서 더 큰 영적 부흥이 올 것이다. 교회는 더 순결해질 것이다’라고 말하더라. 실제 중국의 문화혁명 때도 기독교가 더 부흥했다. 우리 한국도 제2의 부흥 역사를 쓸 것이다.


-팬데믹 3년째 접어든다. 국민과 성도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면.


△이 대표총회장=코로나 겨울이 길다. 하지만 머지 않아 희망의 봄이 열릴 것을 확신한다. 기독교가 갖고 있는 긍정의 힘과 희망의 신학, 믿음의 역사가 함께 어우러져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임할 것이다. 새로운 변화와 부흥의 역사도 일어날 것이다. 하나님이 부어 주실 축복을 기대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 힘내시길 바란다.


△이 감독회장=하나님은 나를 너무도 잘 아신다. 하나님은 날 사랑하신다. 하나님만이 가장 좋은 대안을 갖고 계신다. 나는 이 세 가지를 믿고 산다. 오늘을 살아가는 성도들도 꼭 마음 속에 새기면 좋겠다.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과 아픔을 아시는 분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깊이 사랑하신다. 그리고 하나님이 가장 완벽한 대안을 갖고 우리를 이끌어주신다는 믿음을 꼭 품고 살아가시길 바란다.


[기자]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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