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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2009-01-11

“개인구원서 사회구원…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 그는 지난해 5월 취임한 후 온건한 품성으로 대(代)를 잇는 순복음 영성, 섬김의 리더십,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의 영성 이론을 더욱 체계화하면서 78만명의 성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출석 교인 세계 최대 교회의 담임을 맡아 부담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넘치는 은혜 속에서 엎드려 기도하며 주님이 도우시는 능력으로 부담을 극복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목사는 본보와의 첫 인터뷰에서 한국 교회와 사회적 실천, 성령운동 등 그동안의 생각을 밝혔다. 순복음신학의 ‘장자(長子)’답게 그의 설명은 명쾌하면서도 장려함이 있었다. 대담=임순만 종교국장

-최근 교회에서 성황리에 진행되는 새벽기도 운동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지금 때가 어려우니 더 많이 모이는 것 같습니다. 오전 4시20분에 와도 자리가 없어요. 12일 동안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라는 주제아래 제가 직접 설교하는 데 열기가 대단합니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싱가포르 시티하비스트교회 콩히 목사가 200여명을 데리고 왔어요. 새벽기도가 교회부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담임 목사에 취임한 후 지금까지 언론의 인터뷰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간 중점을 둔 사역은 어떤 것입니까.

“그동안 언론에 나오지 않은 것은 갖춰야 할, 내실화해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아름다운 전환기에 전임 목사님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사역을 확장하는 것이 후임 목사의 할 일일 것입니다. 조용기 목사님 사역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매우 버겁고 두렵고, 또한 기쁜 일입니다. 조용기 목사님께서 50년간 해오신 성령운동, 개인 구원의 운동을 사회 구원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하는 시점에 제가 서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회 구원운동을 민중신학적 개념으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었으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교회의 사회 구제 봉사사역이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본질적인 사역임을 많이들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용기 목사님께서 은퇴 후 전개하고 있는 ‘사랑과행복 나눔운동’은 사회 구제 사역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근 한국 교회에 ‘성령운동’이란 말이 최대의 핵심어가 되고 있습니다. 성령운동이 어떤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십시오.

“일반적으로 한국 기독교의 정체성을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에 두는데 그 부흥운동의 핵심은 성령운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제시대를 거치며 열기가 식었고 유교적 영향을 받아 경건주의를 강조하다 보니 영적으로 메마르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용기 목사님이 1960년대 ‘영혼이 잘됨같이 범사가 잘되고 강건케 되어 이 땅에서 축복을 받는다’는 희망신학과 성령운동으로 잠자고 있는 교회를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교회들이 잘 이해를 하지 못해 갈등이 있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런 갈등이 한국 교회의 신학을 성숙하게 했습니다. 지금은 부흥하는 교회는 어디나 성령운동을 중시합니다. 성령 사역이 없으면 교회 부흥이 어렵습니다. 한국 교회가 처음부터 성령운동으로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의 교회를 맡게 되셔서 중압감이 클 것 같습니다.

“사실 굉장히 큽니다. 그러기에 늘 내려놓는 훈련을 합니다. 새벽기도를 강조하는 이유는 저는 못하기 때문에 엎드려 주께 간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새벽기도를 좋아하는 데 그것은 연약할 때 유일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목회 자원은 새벽기도를 통해서 나옵니다. 여기서 설교할 메시지를 받고 연약할 때 새 힘을 얻습니다. 미국과 도쿄에서 목회를 할 때도 새벽기도는 빠짐없이 했습니다. 새벽에 엎드려 내려놓을 때 중압감으로부터 자유함을 얻습니다.”

-기도 응답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인간적인 방법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도우심을 간절히 사모할 때 마음이 평안해지며 지혜를 얻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참고 기다리면 꼭 문을 열어주시는데, 그 기다리는 과정에서 영적으로 성숙해집니다. 그런 것들을 기도 응답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조용기 원로 목사님은 목사님께 어떤 분이십니까.

“45년간 목사님 밑에서 신앙생활을 했기 때문에 저의 영적인 아버지요, 스승이십니다. 목사님이 늘 뒤에서 격려해주시고 부족해도 잘할 수 있도록 권면해주십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교회에 나왔는데 총각이었던 목사님 말씀에 은혜를 받고 6학년 때 성령 체험을 했습니다. 그것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그 이후로 목사님의 설교를 빠뜨린 적이 없습니다. 예배 마치고 집에 갈 땐 마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목사님은 늘 절대 긍정의 믿음을 강조하셨습니다. 어릴 때 말씀을 들으며 ‘믿음의 부자가 되게 하옵소서’라며 신앙의 꿈을 꿨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조 목사님이 워낙 세계적으로 하나님 앞에 크게 쓰임 받았기에 신학의 스케일이 넓습니다. 설교집이 많이 나와 있지만 신학 대전(大典)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조 목사님의 포인트는 성령과 믿음입니다. 이 강력한 성령운동, 그리고 절대 긍정의 믿음, 희망의 메시지를 신학적으로 정립해 조 목사님의 성령사역 믿음사역이 어울러져 세계 최대의 교회로 만들어졌는지 알리고자 합니다. 성령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믿음은 우리쪽에서 하나님 쪽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목사님의 사역을 체계화해서 교재로 만들고 신학생들에게 보급하고자 합니다. 해외 교회성장을 원하는 건강한 교회를 원하는 교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예배 때보면 매번 찬양인도를 하시던데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미국에서도 그렇고 일본에서 목회할 때도 그렇게 했는 데 찬양을 하면 성령께서 마음 문을 여시고 역사하십니다. 그 다음에 말씀을 전하면 성도들이 아주 편하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찬양은 곡조 있는 기도이기에 간절히 마음 문을 열면 우리를 치료하시고 회복하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어느 교회나 찬양하는 교회는 부흥합니다. 찬양이 교회부흥의 중요한 요소인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찬양을 타고 역사하십니다. 찬양에는 굉장한 능력이 있습니다.”

-한국교회 현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교회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나타난 편향성을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교과서에서 잘못된 것은 개화기에 절대적으로 공헌한 교회의 역할입니다. 3.1운동 등 전국교회가 민족운동의 창구였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초기역사는 기독교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부분이 너무 배제됐습니다. 한국교회의 영향력에 대해서 소홀히 다룬 것은 오늘날 우리가 그만큼 영향력을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그때처럼 영향력을 미친다면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평양 조용기심장병원 공사는 어떻게 돼 갑니까.

“여의도교회가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남북관계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 바로 평양조용기심장병원입니다. 지금은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모두 닫혀있지만 저희 심장병원만은 열려있습니다. 개성관광 철수 때도 우리는 올라갔습니다. 지금도 육로로 건축물자와 쌀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심장병원은 통일 된 후 ‘한국교회가 그동안 뭐했냐’ 할 때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 심장병원은 조 목사님이 남북통일을 예상하고 기독교적 정신으로 북한 심장부에 세운 것입니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북한주민들이 이 병원이 남쪽 교회에서 세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오는 6월 상량식을 하고 내년 봄에는 준공식을 하게 됩니다. 지금 지하 공사를 끝내고 2층 건설 중에 있습니다. 지금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만은 예외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본인을 위해 심장전문병원을 지어주는 것에 대해 굉장히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평양 고위층이 병원을 이용하면 남쪽 교회가 사랑을 베풀었다는 사실은, 말은 안 해도 다 알게 될 것이라 봅니다.”

-목사님이 2009년 역점을 두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다시 오순절 성령운동을 활성화해서 50년간 해온 정체성 회복시키고 더 체계화시켜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사랑실천운동을 전교회적으로 참여하게 할 것입니다. 구역 제도를 체계적으로 강화해서 교회 부흥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것이 있는 데 올해 연말까지 17개 지교회와 2개 지성전을 독립 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교회에 큰 충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78만 성도 중 본 교회에 40만명만 남고 나머지는 1∼2만명 단위로 독립해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교회는 금년 3월부터 시작해 2010년 1월1일까지 독립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50년을 맞이하면서 한국교회에 큰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 봅니다. 교회 당회는 전폭적으로 지교회 독립단계를 후원하고 모든 독립과정을 협조할 계획입니다. 이것은 개교회주의나 물량주의와는 정반대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국사회를 위해서 베풀고 나누길 원하는 교회라는, 새로운 충격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목사님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부족한 것이 매우 많습니다. 매주 설교하는 것이 참 힘든 것 같습니다. 늘 하고 나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송구영신 예배 때는 조용기 목사님이 뒤에 앉아서 설교를 들으셨는데 긴장이 많이 됐습니다. 그리고 사역이 너무 바쁘다보니 가정에 알게 모르게 소홀히 하는데, 그 부분도 참 죄송스럽습니다.”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아내는 저보다 3년 연하이고 올해 12살 되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결혼하고 하나님께서 17년 만에 소중한 딸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바람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한 많이 돕는 것입니다. 둘째를 기르는 마음으로 돌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소외된 아이들, 상처 입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사회가 시급히 관심가져야 할 문제는 무엇입니까.

“요즘엔 가정이 깨어지면 부모 양쪽이 아이를 맡지 않고 짐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농어촌 선교하는 분한테 들은 얘기인데 시골에 갔더니 아이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합니다. 자식이 이혼하고 손자 손녀를 맡기곤 다시는 안와 산골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사는 아이가 많다고 합니다. 그 말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한국사회는 아무도 이 말을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10∼20년 후가 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 말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하든지 ‘너는 버림받은 아이가 아니다, 하나님이 너를 사랑한다’며 하나님 사랑을 알려 바로 서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에서 그렇게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끌어안기 시작하면 교회 때문에 미래가 밝아질 것입니다. 국민일보가 그런 보도를 많이 해줘서 한국사회에 좋은 이정표를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경제 난국으로 사회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는 말이 많은데 교회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경제난국 극복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것은 정신적 자원입니다. 불안한 마음이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불안심리 때문에 사재기를 하게 됩니다. 기독교에서 저들에게 희망 주고 긍정적 메시지를 통해 마음에 평안함을 가져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근본적인 마음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면 너끈히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용기 목사님의 절대 긍정의 메시지가 빛을 발하는 때가 올 것입니다.”

-국민일보에 대해 한 말씀해주십시오.

“국민일보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절묘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션면은 한국 교회의 희망입니다. 국민일보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진보·보수를 끌어안는 드높은 균형 감각을 잃지 말아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기독교 대변지로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담아 사회를 밝게 이끌어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