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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ㆍ이영훈 목사 "한국교회 하나돼 해결할 일 많다“2010-05-20

[특별 대담] 이동원ㆍ이영훈 목사, 저출산 자살, 버려지는 아이들 등 주제로 대담

본지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저출산 △자살 △부모에게 버려지는 아이들 문제, 그리고 한국교회의 오랜 숙제인 △교회 일치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지구촌교회 담임 이동원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를 초청,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안을 들어봤다. 대담은 2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FG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사회는 이병왕 편집국장이 맡았다.



저출산, 하나님의 문화명령에 귀 기울일 때다

-저출산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교회도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교회가 이제 와서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문화명령을 강조하며 출산을 장려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데.

▶ 이동원 목사: 교회가 이 문제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다. 과거 청지기적 책임윤리 차원에서 산아제한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었다. 교회는 때로 예언적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습차원에서 개입하기도 한다. 경각심을 갖고 이제부터라도 시작하자는 논의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토론의 시기가 도달한 것이라 생각한다.

▶ 이영훈 목사: 교회가 시대적 요청에 대해 해답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 본다. 그동안 저출산 문제가 나오기 전부터 결혼 주례를 할 때 기본으로 셋은 낳으라고 말해왔다. 권장은 다섯이라 얘기했었다. 작년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어느 결혼식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감동했다고 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출산은 민족복음화에도 기여하는 일이다(웃음). 교회가 저출산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본다.

▶ 이동원 목사: 기독교 안에는 전도명령이라는 대사명이 있다. 하지만 전도명령에 앞서 창세기 1장에서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문화명령이 있다. 복음주의권 안에서는 이 얘기를 해왔다. 그동안은 문화명령을 부각시키지 못하다가 이제 문화명령도 붙드는, 균형을 찾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 출산문제에 대한 성경적 관점 내지는 기독교적 관점의 해결책은 뭔가.

▶ 이영훈 목사: 실제적인 면에서 한두 교회나 의식을 가진 몇몇 목회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관심 가지고 같은 메시지를 선포할 때 해결책이 있으리라 본다.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과 중요성을 한국교회 전체가 깨닫고 함께 참여하는 것에 해결책이 있지 않겠나.

▶ 이동원 목사: 문화명령이라는 성경에 이미 있는 명령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젊은이들과 대화 해보면 ‘낳기만 하면 뭐하느냐, 돈도 많이 들고 기르기 힘든데 어떻게 하느냐’고 한다. 이 문제는 청지기적 책임의 문제다. 개신교가 산아제한을 했던 정부 시책을 일정부분 두둔해 왔던 것도 사실은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길러야 하지 않겠느냐는 청지기적 책임에 의한 판단이었다. 요즘 교회마다 결혼예비학교도 많은데,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성경의 중요한 명령이기 때문에, 인지적 중요성을 깨닫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전도의 헌신처럼 자기 자녀를 제자 삼는 것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 현용수 박사가 주장하는 쉐마명령도, 전도명령보다 앞서 자기 자식을 낳아서 제자로 기르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데 이것을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 ‘저출산’의 이유 중 하나는 결혼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도 ‘만혼(晩婚)’이 많은데.


▶ 이동원 목사: 한국교회에서 가정 세미나를 처음 시작한 사람 중 한 사람으로, 저는 예전부터 교회당이 연애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웃음). 과거 교회 분위기는 교회 안에서 연애를 금기시하고 억제했다. 신자를 만나서 결혼하라면서 교회 안에서는 만나지 말라고 하면 어디서 만나겠는가. 교회라는 건전한 컨텍스트 안에서 적극적으로 연애하고 결혼하고 자녀도 많이 낳도록 하는 그런 운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영훈 목사: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교회 상담소에서는 매년 결혼 적령기 성도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교회에 사람이 많다보니 오히려 대상을 못 찾는다. 사전에 신청을 받아서 50쌍에서 100쌍 정도가 다 같이 만나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교제를 하도록 하고 있다.

▶ 이동원 목사: 우리 같은 교회들이 할 일은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여는 일이다. 큰 교회야 프로그램과 자본이 있어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지만 작은 교회들은 그럴 수 없다. 우리교회는 오래전부터 상담센터를 해 왔는데, 작은 교회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상담소를 교회 바깥으로 끄집어냈다. 그래서 다른 교인들이 얼마든지 올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이웃교회들을 섬기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중대형 교회들이 이런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버려진 아이들 문제, 한국교회가 섬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 최근 가정경제 문제 및 이혼 등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이 버려지지 않도록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는가.

▶ 이동원 목사: 왜 버려지느냐가 중요한 질문이다. 옛날에는 대개 전쟁 고아들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책임 없이 낳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부모의 의식 때문에 버려지고 있다. 우리시대의 생명경시풍조와 무관하지 않다. 낳는 것도 우연이고, 낳아 놓고도 책임 안지겠다는 생각이 만연돼 있다. 문화명령에 순종해서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도 중요한데, 또 하나 중요한건 청지기적 책임의식이다. 자녀를 잘 길러서 하나님 나라의 자녀, 예수님의 제자로 기르겠다는 청지기적 의식이 필요한 때다.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됐고 청지기적 책임을 망각하는 시대에, 교회의 근본적 가르침들이 강조돼야 한다. 즉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는 것이 가르쳐지고 의식화될 필요가 있다.

▶ 이영훈 목사: 이 문제는 교회보다 교회 밖의 문제다. 교회 밖에서 상대적으로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쉽게 낳고, 쉽게 포기하는 것이 만연됐다고 본다. 교회가 좋은 캠페인을 벌여서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을 알릴 수 있는 계기라고 본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인권사각지대의 문제를 교회가 계속 정부와 사회에 얘기해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면 좋겠다.

- 이미 버려진 아이들을 교회가 돕는 방법은 뭔가.

▶ 이영훈 목사: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진 문제다. 해남 땅끝마을에 지역아동센터가 건립돼서 준공 후 말씀을 전한 일이 있다. 어린아이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중고등학생들이 30-40명이나 됐다. 부모들이 멀리 떨어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기고 다시 안 오는 거다. 전국 시골 산간벽지에 아이들이 많다더라. 전쟁이 끝났는데도 전국에 고아원이 수도 없이 많다. 이혼 할 때도 예전에는 서로 키우겠다고 싸웠는데 요즘엔 서로 안 맡겠다고 싸우는 분위기라고 한다.

▶ 이동원 목사: 아이들이 버려지는 것은 사회적 비극이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교회가 세상을 섬길 수 있는 기회다. 전쟁고아를 섬기는 일들도 대부분 기독교에서 책임을 맡아 왔다. 교회가 직접 할 수 없다면 아동센터를 지속적으로 돕는 방법이 있다. 우리교회는 셀처치를 강조하는데, 셀처치가 시설 한 곳과 연결할 것을 것 권한다. 한 시설을 입양하고 섬기면 바꾸지 말고 4년에서 5년 동안 꾸준히 자녀처럼, 동생처럼 돌보라고 한다. 이런 방법은 기존 시설들에게 곁에서 힘을 불어주는 것이다. 또 옆에서 지켜보면 시설들도 긴장하고 더 잘한다. 교회와 복지시설이 함께 더불어 동역하는 운동도 활발히 벌일 수 있을 것이다.

자살, 명백히 죄라는 예방적 가르침과 치유적 돌봄이 동시에 필요

- 자살 문제도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살을 어떻게 봐야 하나.

▶ 이영훈 목사: 목회현장에서 성도들이 자살하는 것을 볼 때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하는 문제를 고민한다. 전통적으로는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목회적 입장에서 유가족을 만나 예배를 인도할 때는 그 영혼이 어디로 가느냐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더라. 그런데도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얘기를 해야겠다. 그래야 자살 안할 테니까(웃음). 우울증이 만연된 시대다. 우울증의 마지막 단계가 자살이라는 점에서, 저들의 삶 속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생산적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주의 종들이 말씀 전할 때, 치료하고 용서하는 십자가의 복음을 강력히 전파해서 그런 문제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이동원 목사: 교회가 예방적 접근과 치유적 접근, 두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방적 접근은 자살이 심각한 죄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성경에 ‘지옥간다’고 딱 씌여 있는 건 아니지만, 심각한 죄라는 건 사실이다. 그것은 강단에서 포기될 수 없는, 선포해야 할 메시지다. 자살을 심각한 범죄로 생각하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살하려는 사람들과, 자살한 식구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치유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 목사님 말씀처럼 자살의 큰 원인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치료될 수 있다. 중대형 교회들이 접근하기 쉬운 상담소를 활성화 하고, 우울증 환자들을 어떻게 품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우리교회의 경우 목장 훈련을 할 때 크리스천 정신과 의사 초청해서, 우울증 걸린 옆 사람을 어떻게 돕는가를 계속 교육해 왔다. 그랬더니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줄 지 알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고가 났을 때 주변 사람과 가족은 죄책감을 느끼는데, 이들을 보듬어 안아줘야 한다. 십자가 복음을 만나 용서하고 용서받는 치유를 교회가 병행해야 한다.

- 자살 위기에 놓인 교회를 돕기에는 오늘날 교회는 대형화 돼 가는 반면,개인의 신앙은 더욱 개인화되고 있지 않은가.
▶ 이영훈 목사: 제가 보기에는 우리교회나 지구촌교회의 구역모임이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교회 상담소를 통해서 성도들에게 알리고, 그런 문제 대처 방안을 알려야 한다. 큰 주제만 가지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함께 의견을 나눠야 한다. 앞서 이 목사님 말씀처럼 크리스천 정신과 의사 분들을 통해 일깨우는 역할과 또 전 교회적으로 이런 것들을 확산시켜 가는 일이 필요하리라 본다.

▶ 이동원 목사: 한국에서는 우울증이 정신과 질환이다. 환자로 찍힌다는 생각 때문에 상담도 안하고 병원도 안 간다. 그래도 교회 안이라면 마음 놓고 간다. 그런데 우리교회 상담실 사례만 봐도 우리 교인은 우리교회 상담소 안 오려고 한다. 교회에 소문날까봐. 다른 교인들이 오더라. 우리 교인들은 아마 다른 교회 상담소로 갈지 모른다. 한국교회가 이런 교회 상담소를 리스트업 하고 뉴스미션 같은 언론 매체가 알려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공지되면 어려움을 겪을 때 찾아 와서 많은 도움을 받지 않을까. 상담실이 있는 한국교회 시스템 활용을 극대화 시켜보자.

한국교회 하나됨, 함께 만나고 일하면서 풀어갈 수 있다

-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숙제로 ‘교회일치’를 꼽는다. 연합을 방해하는 요인과 이를 극복할 대안은 뭐라고 보는가.

▶ 이동원 목사: 두 가지 원인이 있다. 교리와 심리다. 교리적인 것은 건강한 개신교단이라면 소위 말해 기독교의 본질적 교리인 삼위일체, 믿음으로 구원받음, 예수의 재림에 대해서는 다 일치한다. 그런데도 교단 사이에 장벽이 생기는 것은 교리가 아닌, 작은 것에 대한 차이로 인한 것이다. 다르다면서 많이 나눈거다. 분명한 이단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사도신경과 교리를 부정하지 않는 한 교리에 대한 큰 안목들로 보면 문제 될 것이 없다. 어거스틴이 ‘본질적인 것은 일치하고 비본질 것은 관용하고 모든 것에 사랑을’이라는 멋진 말을 남겼는데, 그런 것이다. 심리적인 이유는 교단적인 자존심이다. 연합해도 어려운데, 그런 이유로 심리적인 벽을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당히 좋아졌다. 이영훈 목사 같은 좋은 이머징 리더십이 등장하면서, 교회 일치 광장이 생긴 건 감사한 일이다. 그것을 좀 더 넓혀갈 필요가 있다.

▶ 이영훈 목사: 우리나라처럼 모든 교파가 다 있는 나라가 없다. 그런데도 해외 목사님들이 한국교회를 들렀다 하는 말이 감리교나 장로교나 순복음교회가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만 해도 감리교 찬송가, 참례교 찬송가 다르고, 교단마다 성경이 다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간판만 다르고 내용은 같다. 하나된 것으로 시작했는데 125년을 지나면서 작은 교리로, 교권을 주장해서 세력을 형성하려다 보니까 나눠지게 됐다. 결국은 하나님의 뜻보다 인간의 뜻 때문에 나눠지게 됐다. 의식화된 많은 지도자들이 나와서 하나 됨을 주장하고 있다. 선교를 위해서라도 하나 돼야 한다. 또 유일한 분단국인 우리나라가 교회의 하나됨을 통해 남북통일에도 귀한 영향을 감당해야 한다. 독일이 하나 될 때 기독교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한다. 우리교회만 봐도 교회 내에서는 지역감정이 없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은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 이영훈 목사: 순복음교회 목사다 보니, 성령의 역사로만이 교회가 하나 될 수 있는 것 같다. 한국교회가 1907년 성령운동을 통해 오늘날 놀라운 부흥과 성장을 가져오게 됐는데, 강력한 성령 운동이 모든 교회에서 일어나서 지켜갔으면 좋겠다. 올해 한국교회가 6ㆍ25성회, 8ㆍ15성회를 연합해서 개최하는데, 이런 계기를 마련해 같이 기도하는 모임도 중요하다. 또 교회일치를 위한 신학자, 목회자간 대화와 토론을 하는 세미나가 열려서 한국교회를 아우르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 이동원 목사: 성령 안에서 하나 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우선 만났으면 좋겠다. 저도 다른 교단 지도자들 만나보니 별 차이 없더라. 만나보니 같은 것을 믿고 있는걸 알게 됐다. 성령 안에서 동역을 자주하고, 함께 일하는 기회를 많이 갖다 보면 연합된 힘을 느끼게 된다. 저는 작은 실천으로 우리 교회 교역자를 뽑을 때 일부러 일부는 타 교단 사역자를 뽑는다. 침례교로만 뽑으니까 밋밋했는데, 다양한 신학교 출신을 뽑으니 서로 배우면서 시너지 효과가 있어서 참 좋더라. 교단들이 벽을 낮추고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큰 대회나 사회복지 활동을 많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속에서 욕을 먹는 건 각개전투를 했기 때문이었다. 힘을 합해 좋은 일에 하나 되는 것이, 하나 되자는 말이나 에큐메니칼 운동보다 하나 됨을 가져오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