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년을 맞으며] [3] 이제는 다시 일어나야 할 때 325
2015-04-18 조선일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의 시간이 멈춘 날이다. 그때부터 오늘까지 1년은 사고를 당한 가족들에게 끝없는 아픔과 충격, 분노와 슬픔, 고통과 절망의 시간이었다. 차디찬 바다에서 희생된 꽃다운 생명들과 아직까지도 가족 품에 안기지 못한 실종자들, 그리고 가까스로 살아남았으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친구들을 잃어버린 충격에 함께 고통받고 있을 사람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과연 이 절망의 끝이 어디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함께 울고 아파하며 오늘까지 살아왔다. 그렇다, 살아야 한다. 어떠한 괴로움과 슬픔과 문제와 부조리가 있을지라도 더욱더 힘을 내 살아내야 한다. 손을 놓고 절망하고만 있다면 어떠한 변화도, 문제 해결도, 더 나은 미래도 기대할 수 없다. 우리는 이를 악물고 절망의 자리에서 일어나 꿈과 희망을 품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창조주는 인간을 그렇게, 희망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만드셨다. 그래서 우리 자신이, 우리 사회가 살고자 한다면 희망을 찾고, 희망을 붙잡고, 분연히 일어서야만 한다.

지난해 교회 성도(聖徒)들과 함께 처음 안산 합동분향소를 방문했을 때 우리 모두는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우리 교회의 지(支)성전에도 희생자 학생이 있었기에 온 성도가 함께 아파하며 슬퍼했다. 그리고 극한 절망 가운데에 처한 이들에게 지금은 힘들겠지만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도록 돕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무라는 생각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화려한 말의 성찬(盛饌)이 아니라 조용히 위로와 희망과 사랑의 손길을 내밀기로 다짐했다.

그로부터 올해 3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연인원 5000명 이상의 성도와 함께 안산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절망으로 뒤덮인 안산에 작은 희망의 불을 켜고 싶었다. 물건 값을 깎지 않고, 상인분들에게 위로와 덕담을 나누며 장을 보았다. 얼어붙어 있던 지역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밝아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어떤 말로도, 어떤 조치로도, 어떤 시간으로도 가족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꽃다운 어린 세대 수백 명을 한꺼번에 잃은 우리 사회의 아픔,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이기주의와 탐욕으로 얼룩진 기성세대의 과오도 덮인 채 사라져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게 희생된 우리 아들딸들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꿈과 희망을 품고 일어나 내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유가족들이 감동할 만큼 적극적으로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진실 규명과 완전한 사태 수습에 희생적인 노력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불감증·이기주의·탐욕으로 빚어진 총체적인 부패의 고리를 뿌리째 뽑아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깊은 불신의 그림자를 걷어내야만 한다. 그리하여 이제는 서로 손잡고 사랑과 이해, 위로와 용서로 하나 되어 내일을 향한 희망의 불빛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희생자 가족을 위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노력과 희생을 아끼지 않고 있는 수많은 사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배 인양과 함께 꿈과 희망을 끌어올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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