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사회 곳곳에 팽배했던 다짐들은 참사 2주기를 앞둔 현재 그 자취를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참사의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28일부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2차 청문회’가 열렸지만 풀지 못한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동행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우는 자와 함께 울라’(롬 12:15)는 당부는 지속적 위로를 의미한다”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안산 단원구 안산합동분향소 앞에 마련 된 기독교 예배실에는 지난해 1월부터 매주 주일과 목요일, 안산 인천 등지의 50여 교회 성도와 신학생 등이 찾아와 유가족과 릴레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27일 새벽에는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활절새벽예배를 드렸다. 초기부터 예배에 참여해온 기독교평화연구소장 오상렬 목사는 “자녀와 가족을 잃은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기에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예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유가족들이 이 자리에서 마음껏 울고, 말하며 하나님의 위로를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세월호대책위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등이 소속된 세월호기독교원탁회의(원탁회의)는 최근 세월호 2주기 기념행사를 시작했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고통 앞에 한국교회 책임을 묻다’를 주제로 신학강좌를 개최했다. 3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강좌를 연다. 다음달 4일에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세월호 2주기 기독인 포럼’을 열 예정이며 10일은 전국의 교회들이 ‘세월호 기억 주일’로 지키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11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7시간 동안 304인의 목회자가 참여해 기도회를 연다. 원탁회의 진광수(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목사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피해자들과 함께 눈물 흘리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 지역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희망나누기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2014년 5월부터 성도들이 정기적으로 안산 단원구 보성종합재래시장을 방문해 장을 보는 것으로 지난 23일까지 총 8차례 방문했다. 현재까지 총 8000여명이 3억원 이상의 장을 봤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세월호 참사 관련 조사와 조치들이 마무리될 때까지 프로젝트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영훈 목사는 지난 15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인 이금희씨가 입원해 있는 안산의 한 병원을 찾아 위로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현재 수습되지 않은 9명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도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잊혀져 가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각계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