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 지도자대회]이영훈 목사 “한국교회 발전상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2016-02-19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참가자들에 남북분단 현실 보여줄터…북핵-위안부 문제도 함께 토의되길
한국교회 급성장 과정서 심각한 분열…기득권 내려놓고 화합위해 노력할 것
“올림픽으로 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 회의를 국내에서 개최하는데 공산국가 위원도 참석한다고 회의 개최 자체를 반대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듯 합니다. 29일부터 6일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 역시 세계 개신교인의 대표들이 모이는 것인 만큼 국내 개신교계가 따뜻하게 맞았으면 합니다.”
최근 만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은 WEA 세계지도자대회에 대해 한국교회연합이 불참을 선언하고, 일부 교단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WEA 세계지도자대회의 성격은 어떤 것인지요?
“이번 대회는 WEA가 정한 일정에 따라 개신교계의 세계 지도자 100여 명이 모여 다양한 주제를 놓고 그룹별 분야별 회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는 자리입니다. 몇 해 전 국내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선 교계가 직접 참여하는 형식이었지만 이번 WEA 대회에서 우리는 개폐회식 식사 대접과 대회 진행을 돕는 역할을 할 뿐 직접 참여하는 건 아닙니다. 예산도 WCC 총회와 비교할 때 10분의 1도 되지 않을 겁니다.”
―반대 측에선 WEA의 이단 성향도 제기하는데….
“WEA의 신앙고백은 철저하게 성경에 기반하고 있어 이단과는 거리가 멉니다. 국제적 행사에 근거가 희박한 얘기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덕의 소치로 모든 분들의 이해와 동의를 얻지 못한 것 같은데 행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행히 27개 교단이 모인 교단장협의회가 대회 개최에 협력하기로 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문제도 논의가 됩니까?
“이번 대회는 개신교계 세계 지도자들에게 한국교회의 발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아울러 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판문점을 찾아 남북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고 국가조찬기도회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또 최근 불거진 북핵 문제나 위안부 문제도 가능하면 정식 의제로 올려 토의되고 마지막 날 결의문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길 바랍니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 교계의 화합과 일치를 꼽았습니다.
“한국 교회는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분열을 겪으며 영적 지도력을 많이 상실했습니다. 한기총은 올해를 분열을 넘어 하나가 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합니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먼저 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통합을 전제로 대화하려고 합니다. 교단장협의회도 통합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교단장협의회 소속 교단의 신자가 한국 개신교 신자의 90%를 아우르고 있어 제대로 뜻을 모으면 빠르게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당장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의 통합이 도마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교회연합에서 이단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단 문제는 각 교단에서 할 일이지 연합체인 한기총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또 이단 논란을 빚었던 교단도 한국 교계와 함께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이단 논란은 통합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 교회의 갱생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회개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화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물질주의 세속주의 교권주의를 반성하고 금권선거도 없애야 합니다. 최소한 한기총에선 그런 모습이 없어지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번 대표회장 취임식도 종전처럼 호텔 등을 빌리지 않고 기독교회관 같은 곳에서 간소하게 치렀습니다. 여기서 아낀 비용은 경찰관 희생자나 부상자의 자녀 장학금으로 씁니다.”
―저출산과 청년 일자리 등 사회 이슈에도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는데요.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낙태 건수가 40만 건이나 일어납니다. 정부와 교회가 양육 지원을 해 낙태를 줄인다면 저출산 문제가 크게 완화될 것입니다. 또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그래도 사측이 더 애를 써야겠죠. 기업도 여건이 쉽지 않지만 고용문제는 국가적 과제인 만큼 ‘쓴소리’를 할 생각입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