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전 좀 주세요.” “새우젓 1㎏에 얼마예요?”
오전 내내 내린 비로 찬기가 감돈 2일 오후 1시. 한산하던 경기도 안산 단원구 보성종합재래시장이 밀물처럼 몰려든 손님들로 가득 찼다. 상점들 사이 통로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장을 찾은 이들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강서대교구와 반석대교구 소속 성도 및 교역자 1000여명. 이들은 교회가 마련한 ‘제7회 안산시 희망나누기 프로젝트’에 동참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했다. 이 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지역경제까지 침체돼 고통을 겪고 있던 상인들을 위로하고자 지난해 5월 시작됐다.
성도들은 시장 구석구석의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1시간 남짓 동안 1000만원 상당의 장을 봤다. 방앗간에서 콩을 구입한 송영자(71·여) 권사는“작은 섬김이지만 안산의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시장을 찾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성도들의 방문은 이날까지 7번째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앞선 방문까지 총 7000여명의 성도가 3억1000만원가량의 장을 봤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지속적인 방문에 감사를 표했다. 건강식품점을 운영하는 정효성(66)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시간이 지나자 안산지역에 대한 관심이 대부분 사그라졌음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매번 찾아주시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젓갈매장을 운영하는 김미옥(56·여)씨는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성도들의 섬기는 모습을 보니 교회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젝트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참석해 이영훈 목사와 같이 채소와 반찬 팥죽 떡 고춧가루 등을 구입하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남 지사는 “꾸준히 이웃을 섬기는 교회를 통해 지역사회가 밝아졌다”며 “여러 이유로 침체된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일들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이곳을 찾을 것”이라며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고 시민들이 다시 활력을 찾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내년에도 방문할 계획이다. 보성종합재래시장 상우회 김동길(48) 회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관심과 도움으로 많은 이들이 희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참여한 국제구호개발NGO 굿피플 관계자들은 시장 상인들에게 식료품 등 생필품을 담은 상자 200개를 전달했다. 안산=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