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메가처치(Mega Church)’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성도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교회를 일컫는 메가처치는 통상 주일예배 참석자 수가 2000명이 넘는 교회를 뜻한다.
30일 종교 분야 연구를 담당하는 하트포드 연구소(HIRR)와 기독교비영리재단인 리더십네트워크(LN) 등에 따르면 ‘예배 참석자 수가 가장 많은 메가처치 10대 도시’ 가운데 서울(82만5000명)이 1위로 꼽혔다(표 참조).
주일 평균 48만명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와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소망교회(김지철 목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등 서울의 대표적 메가처치들의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에 이어 나이지리아 라고스(34만6500명)와 미국 휴스턴(21만1936명)이 뒤를 이었고, 경기도 안양(7만5000명)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메가처치의 수를 기준으로 한 ‘세계 10대 메가처치 도시’ 집계에서도 미국 휴스턴(38곳)과 댈러스(19곳)에 이어 서울(17곳)이 세 번째로 꼽혔다.
미국 유력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국식 메가처치는 어떻게 전 세계로 이어지고 있나’를 제목으로 한 기사에서 이를 집중 분석해 보도했다.
25년 동안 메가처치를 연구해온 종교사회학자 스코트 썸마 HIRR 디렉터는 “메가처치 성장에는 한국처럼 도시화와 경제성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한국전쟁 이후 급속한 현대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메가처치는 수많은 상경 이주자들이 도시생활에 적응하면서 교회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19세기 미국에 뿌리를 둔 메가처치와 세계로 퍼져 나간 메가처치 사이의 차이점도 확인됐다. 미국 메가처치는 보통 주차장을 제공하기 위해 교외에 입지한 경우가 많다. 교회 건물은 수평으로 넓게 자리 잡고, 교회 구성원 대부분은 중산층 이상이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외의 메가처치는 주로 도보나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닿을 수 있는 도심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은 수직적인 경우가 많고, 다양한 계층의 성도들로 구성돼 있다. 평균 주일예배 참석자 수도 미국은 한 교회당 약 2750명인데, 다른 나라 도시들의 메가처치는 평균 6000명에 달한다. 썸마 디렉터는 “아프리카나 다른 도시 교회들의 경우, 선택 가능한 교회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가처치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가톨릭의 영향이 두드러지는 유럽은 인구 감소와 함께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썸마 디렉터는 “메가처치 모델은 급격한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중국에서 획기적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