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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초대석] “재벌 재산 절반만 내놔도 복지 수준 확 달라질 것”(5)2015-01-23

▼ 우리 사회에서는 꼴통보수와 급진좌파가 늘 문제를 일으킵니다. 특히 급진좌파는, 세월호 사건에서도 그랬듯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이용해 유언비어와 무책임한 언동으로 분열과 대립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여기에 일부 급진적인 종교계 인사들이 가담하는데, 이들의 행위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순수한 종교적 열정이나 사명감인지, 아니면 정치적 행위인지.


“급진적 진보, 즉 사회질서를 파괴하면서까지 개혁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고 봐요. 그쪽 계통에 있는 어느 교수와 얘기했다가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급진 좌파의 폭력성을 지적하자, 그걸 합리화하더라고요. 권력의 폭력이 더 무섭기 때문에 자기네는 폭력을 쓸 수밖에 없다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는 보수, 진보의 개념을 간단한 이분법으로 정리했다. 보수는 지키는 것이고, 진보는 바꾸는 것이라고.


“꼴통보수는 지키지 않아야 할 것을 지키고 바꿔야 할 것을 안 바꾸려는 데 문제가 있어요. 진보는 바꾸자는 건데,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바꿔야지 법을 무시하면 진보의 정체성을 잃은 거라 생각해요. 보수와 진보가 조화를 이뤄야 사회가 발전합니다. 그간 우리 사회가 성장 일변도로 달려와 뒤늦게 분배를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분배에 치우친 양상입니다. 보편적 복지 같은 게 성장의 발목을 잡아요. 두 개가 나란히 가야죠.”


▼ 예부터 성직자는 영적 지도자로서 국가 통치자에게 조언을 해왔습니다. 박 대통령의 잘잘못을 지적하신다면.


“그분이 대통령 되기 전부터 지적됐던 문제가 아직 안 풀리는 게 있어요. 바로 소통입니다. 정말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것 같은데, 소통이 안 된다는 얘기가 계속 나와 답답합니다. 약자와 소외된 자들의 얘기를 들어만 줘도 그런 얘기가 덜 나올 텐데….”


 


“국모 노릇 해주길…”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얘기가 들린다. 주변에 따르면, 이 목사는 박 대통령을 두 번 만났다고 한다. 대통령이 되기 전의 일이다. 꽤 비중 있는 정치인이 이 목사에게 “대통령 만나면 꼭 소통의 문제를 지적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목사가 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소통’을 얘기하자 박 대통령이 반문했다. “제가 그래요?” 이어 “제가 소통은 잘하는 편인데요”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머쓱해져서 더 얘기를 못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이 목사는 청와대에 4차례 들어갔다. 당시 이 대통령은 주로 일요일 저녁에 목사들을 초청해 예배를 보고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각계각층 사람들을 불러 식사하거나 얘기하면 그 사람들이 밖에 나가서 다 대통령 편이 돼줄 텐데…(웃음) 아쉬움이 있어요. 남은 임기 동안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 얘기에 귀 기울이고 품어주는 국모 노릇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 세월호 유가족이 농성할 때 손이라도 한번 잡아줬다면 좋았을 텐데요. 교황이 오기 전에 말이죠.


“아쉽죠. 따뜻한 국밥이라도 나눠 먹으면서 같이 울어주셨다면 훨씬 좋았을 텐데. 대통령 잘못만은 아니라고 봐요. 옆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이 잘못하는 거죠. 왜 그런 자리를 못 만들어냅니까.”


▼ 사실 교황이 와서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돌아갔지만, 대외적으로 좀 창피하기도 했지요. 우리 대통령이 그 역할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죠.


“그분이 와서 원론적 얘기만 하고 갔거든요.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들이었는데…. 그분이 행동을 한 건 아니거든요.”


▼ 그런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좀 절망스럽기도 합니다.


“언론이 그런 문제점을 대통령에게 자꾸 말해줘야 해요. 언론의 사명이라고 봅니다.”


▼ 이 인터뷰 기사는 신년호에 실립니다. 새해 소망에 대해 한 말씀해 주세요.


“이제 더는 절망을 얘기하지 말고 꿈과 희망을 얘기해야 합니다. 과거 회귀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습니다. 꿈과 희망을 갖고 내일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각자의 마음가짐을 업그레이드해 절대 긍정과 절대 감사의 자세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한 지 2주쯤 지나 대통령 비선(秘線)의 권력암투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국이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한 해를 반성하며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는 시점에 우리 사회는 또다시 분열의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라면 “새해엔 꿈과 희망을 갖고 전진하자”는 이 목사의 소망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2010년 시작된 순복음교회의 연말 희망나눔 행사는 5년째 계속된다. 서울시 각 구에서 지정한 극빈자와 장애인 등 1만8000가구에 쌀, 식용품 등 10만 원 상당의 생필품 세트를 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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