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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 “선진국 되는 비결이 뭐냐고요? 부자가 과감히 내놓아야 합니다”(2)2014-09-05










 
이영훈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초대교회 정신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을 쏟아왔다. 사진은 1959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처음 시작된 천막교회와 1973년 완공된 현재의 여의도순복음교회.





‘초대교회’ 정신 회복이 교회의 본질



목사님께서 굿피플이라는 시민단체의 출범과 운영에 큰 역할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사단법인 굿피플은 순복음교회가 100% 출연해서 1999년 7월에 설립한 국제개발 NGO입니다. 사회적 소외로 인해 가난과 질병, 재난 등의 극심한 생존위험에 노출돼 있는 지구촌 이웃들의 현실을 알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나눔 실천이 실질적인 희망의 실현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문명과 정부기관의 보호로부터 소외된 소수 민족들이 사는 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개발, 가난퇴치, 아동보호, 교육, 질병 예방과 치료, 긴급구호 등의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요. 저희 교회에서 처음 시작했고. 제가 이사장을 맡고 있긴 하지만 지금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속한 국제적인 NGO가 됐습니다. 동남아시아의 20여 개국에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을 구제하는 사업을 해오고 있어요. 지금은 매년 순수 모금액만 300억 원에 이릅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NGO가운데 다섯째 규모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지요.”



가난한 나라의 심장병 어린이들을 치료하는 사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지요?



“그렇습니다. 우리 교회가 지원하는 심장병 환자 무료 시술로 지금까지 4500여 명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초청해 무료로 시술해주고 있습니다. 세종병원(이사장 박영관)이 우리나라에서 심장병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병원입니다. 4만 명이 넘는 심장병 환자를 수술했지요. 우리 교회는 이런 기쁨을 북한 동포들에게도 드리기 위해 그동안 200억 원을 투자해 평양에 260병상 규모의 심장병원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 6년 동안 이 프로젝트가 중단돼 있었어요.



2010년 ‘5·24 조치’로 북한으로 가는 물자반입이 모두 중단됐거든요. 그래서 제가 박근혜정부 출범을 전후로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심장병 사업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의 프로젝트니까 꼭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드렸습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해주시겠다는 약속도 받았고요. 그런 노력이 헛되지 않아서 드디어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일이 순조롭게 풀리면 6개월 안에 준공됩니다. 그렇게 되면 방문단을 이끌고 육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해서 성대하게 준공식을 가질 계획입니다.”



왜 평양에 심장병원을 지으려고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지요.



“현재까지 유일하게 북한에 없는 병원이 심장 전문병원입니다. 어린이 심장병 환자가 많은데 전문적으로 치료할 병원이 없어 많은 목숨이 죽어간다고 합니다. 우리가 평양에 심장병원을 짓기로 한 것은 한편으로 이 병원이 통일 이후에 북한 사람들이 남한에 대해서 적대적인 감정을 갖지 않도록 하는, 서로 화해하고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심장병원이 남북관계를 좋아지게 만드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평양시민들은 남쪽 교회에서 심장병원 지어준다는 걸 다 압니다. 심장병원에 대한 평양시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제 눈으로 확인했거든요. 기독교 역사에서 보자면 평양은 1907년 ‘기독교 대부흥 운동’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평양에 짓는 심장병원 내년에 완공 예정”



















이영훈 목사는 2008년 담임목사로 취임한 이후 교회의 개혁과 소외된 이들을 위한 섬김과 나눔을 강조해왔다.



이 목사는 이번 평양 심장병원의 공사재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 공사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내년에는 병원이 완공된다고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처럼 우리 사회의 꼭 필요한 부분에서 보이지 않는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교인이건 교인이 아니건 따지지 않았다. 근래 급증하고 있는 이주민들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과 복지서비스도 교회가 오래전부터 노력해온 분야 중의 하나다. 특히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역(使役)은 가장 중요시하는 사회복지 사업으로 꼽힌다.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다문화가정의 지원활동에 노력해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나라는 200만 다문화가족이 사는 시대입니다. 우리가 세계화의 과정에서 그분들을 잘 품으면 그분들이 자기 나라에 돌아가서도 한국에 대해 좋게 말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게 돼 결국 대한민국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설움을 받고 피해당한 사람들이 고향에 가서 ‘대한민국은 나쁘다’고 하게 되면 이게 혐한(嫌韓)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일찍부터 다문화가정이 많이 모여 사는 경기도 안산에 다문화센터를 세웠습니다.



이곳에는 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에서 온 분들과 아프리카에서 온 분들이 많이 정착해 사는데, 이분들이 불법체류를 하게 되다 보니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때는 월급도 제때 받지 못하고, 어떤 때는 팔이 잘려나가도 제대로 치료도 못받습니다. 사고로 목숨을 잃고도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일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는 그들을 어떻게 해서든 가슴에 품고 돌봐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쌓이다보면 우리나라가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지 않겠습니까!”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잘 풀어나가면 장기적으로는 국익에도 도움을 준다는 얘기로군요?



“실제 그런 사례가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이주민들과 다문화 가정 문제에 노력해온 분 중에 김해성 목사(현재 지구촌사랑나눔 대표)라고 계십니다. 이분이 주로 서울 구로구 일대에서 활동하는데, 한번은 경기도 성남 쪽에서 차를 타고 나오다가 웬 외국인들이 길거리에서 떨고 있는 걸 보았다고 합니다. 한겨울이었는데도 이분들이 여름 옷을 입고 떨고 있어서, 차를 세우고 ‘왜 여기 있느냐? 일자리를 찾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차에 태워 그분들 나라의 다문화공동체를 찾아주고 일자리도 소개해줬습니다. 그분들 친척 가운데 한 분이 마침 스리랑카의 야당 국회의원이었다고 합니다. 그 야당 국회의원도 한국에 초청해서 김 목사님과 친분을 맺게 됐는데, 그 사람이 나중에 야당 대표가 되고 국무총리가 되고 대통령이 됐습니다. 지금 스리랑카의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입니다.



이분이 대통령이 된 뒤 김 목사님에게 ‘당신이 우리 스리랑카 사람들한테 잘 대해줬으니 코끼리를 한 쌍 선물로 주겠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코끼리는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이라서 매매가 금지되어 있으니 동물원에 기증해달라’ 이렇게 얘기가 돼서 스리랑카에서 어린 코끼리 암수 한 쌍을 우리나라에 보내왔습니다. 그 코끼리가 지금 어린이대공원에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일이 실제로 있는 것을 보면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다문화가정도 지원이 필요하지만 우리 주위의 가정도 많이 해체되고 있습니다. 그런 가정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중요한 말씀입니다. 6·25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 주변에 버려진 아이들이 많다면 믿으시겠어요? 지금 산간 벽지에 아이를 갖다 놓고 찾으러 오지 않는 부모들이 있어요. 얼마 전에 부장판사 하시는 분과 얘길 나눠봤더니 ‘10년 전에는 이혼법정에서 서로가 아이를 맡겠다고 해서 옥신각신했는데 지금은 서로 안 맡겠다고 해서 큰 문제’라고 합니다. 부모들이 아동센터에 잠깐 맡아달라고 하고서는 그 뒤로 안 온다는 겁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전화번호까지 다 없앤답니다.



저희가 해남 땅끝마을에 ‘천사의 집’이라는 그룹홈(Group Home: 공동으로 생활하는 가정형태의 소규모 복지시설)을 운영하는데 처음에 7명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몇 십 명으로 수가 늘어났어요. 처음에는 배우 문근영 씨가 돈을 기부해서 작은 방으로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우리 교회가 인수해서 그 규모를 더 크게 늘렸어요. 그런데 불과 2~3년 만에 아이들이 네다섯 배로 늘어서 이번에는 굿피플이 시설을 신축하기로 하고 7월 15일 천사의 집 기공예배를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