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교회의 가교역할을 할 한·중기독교교류협회가 공식 창립됐다. 협회는 앞으로 중국 국가종교사무국 및 중국정부가 공인한 교회기구인 양회(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중국기독교협회)와 협력관계를 맺고 공동사업 등을 전개한다. 협회에는 한국의 보수·진보 교계를 대표하는 지도자와 신학자, 평신도 대표 등이 대거 참여했다.
한·중 교회 지도자 200여명은 17일 서울 구로구 경인로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협회 창립식을 갖고 협회에 양국 교회의 공식 대화창구 역할을 부여했다. 협회는 한국선교사 추방문제, 이단 대처방안, 신학교육 지원 등 양국 교회의 시급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중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박종순 대표회장은 “협회 창립을 통해 양국 교회는 동반자로서 선교지평을 열어가게 됐다”면서 “한·중 교회의 협력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하고 함께했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상임대표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양국 교회의 관심사 해결을 위해 양회와 국가종교사무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했다. 이 목사는 “앞으로 양국 교회간 자유로운 왕래와 강단교류, 신학교육, 지도자 양성, 이단에 대한 강력한 대처 등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가종교사무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앞으로 협회를 매개로 중국교회와 적극 대화하고 의논할 것”이라며 “양국 교회는 상대 국가의 정치체제와 법을 최대한 존중하며 복음전도와 세계 복음화라는 공통 주제를 향해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견영 국가종교사무국 부국장은 “박종순 목사의 헌신적 노력으로 창립된 협회가 서로 객관적으로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한·중 두 나라의 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국가종교사무국은 중국교회가 자주, 독립, 상호 존중의 정신 아래 한국교회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부국장은 “양국 교회가 경제 글로벌화, 다원화된 세계 환경 속에서 서로를 포용하고 배우며 협력관계를 구축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화평을 위해 크게 공헌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창립식에 앞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중 교회 지도자들은 21세기 세계 기독교의 지형이 서구 기독교에서 비서구 기독교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만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한·중 기독교의 가치를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위상 중국기독교협회 부회장은 “중국교회는 도시화 현상 속 농촌교회의 위축현상, 남성 성도수 증가 등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해 있으며 새로운 신학훈련, 섬김의 교회상 제시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면서 “교회는 예언자뿐만 아니라 섬김의 자세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성호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1세기 세계 기독교의 중심축이 서구 기독교에서 비서구 기독교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선교사수 파송에서 볼 수 있듯 하나님께선 중국교회를 강력하게 사용하고 계신다”면서 “한·중 교회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자치(自治), 자립(自立), 자전(自傳)이라는 원칙에 자기 신학화, 자기 선교화를 더해 지역은 물론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협회 창립식에는 김순권 류영모 임석순 이재훈 목사, 황우여 박영선 국회의원, 최삼규 국민일보 사장, 민산웅 극동방송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