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독스런 표정으로 앉아 있던 저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준 동료 재소자와 자원봉사자, 교도소 직원들 덕분에 하나님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게 됐습니다. 나에게 조건 없이 잘해주시는 저분들이 믿는 하나님이라는 존재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차츰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제 삶은 바뀌었습니다.”
한국교회가 세운 소망교도소의 개소 3주년 기념예배에서 5일 세례를 받은 수용자 A씨(33)는 어두운 과거를 씻고 예수 그리스도의 자녀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이날 기념예배에서 A씨를 비롯한 수용자 41명이 교도소 대강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수용자 280여명과 외부인 180여명은 이들의 앞날에 큰 박수를 보냈다.
충북의 가난한 시골집에서 자란 A씨는 고교생 시절 결혼해 아들을 낳고 겨우 안정됐을 때쯤 범죄를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금 먹고 살만 해졌을 때 도박과 술에 빠졌고 화를 참지 못해 저지른 일을 후회한다”며 “하나님 안에서 기도하면서 마음속 응어리진 무언가가 풀리고 형제들의 사랑으로 채워졌다”고 고백했다.
소망교도소의 운영을 맡은 재단법인 아가페 이사장인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는 수용자들에게 세례를 주기에 앞서 “여러분은 이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 나라에 여러분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학사 석사 박사 학위 받으려고 그렇게 고생하지만 인생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며 “이곳에 계시는 동안 믿음의 졸업장, 믿음의 축복을 받으면 그 어떤 사람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십자가 신앙’(갈 2:20)을 주제로 한 설교에서 “날마다 과거의 온갖 죄와 상처를 가진 ‘나’는 죽고 예수님 안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 부활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 “한 번뿐인 인생에서 예수님의 자녀가 되는 것보다 큰 축복은 없다”며 “지금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절대 긍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굳센 믿음을 갖고 나아가면 미래가 바뀌고 그 열매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예배 참석자들은 소망교도소의 앞날을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출소자들이 시행착오 없이 사회에 적응하고 성탄헌금 등을 통한 한국교회의 후원이 끊이지 않기를 요청했다. 소망교도소는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 일대 21만4000㎡ 부지에 2010년 12월 1일 문을 열었다. 건립비용 대부분은 교회 헌금으로 마련됐으며 하나님 말씀을 통해 수용자들을 교화해 재복역률을 4%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성경을 교재로 쓰는 집중인성교육 등 다채로운 교화 프로그램이 교도소 내에서 실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