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여년 한국 기독교 역사를 수집·보존하고 후대에 전달하기 위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15일 서울 을지로1가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설립을 위한 최종 연구발표회’를 열고 공식적인 첫 발걸음을 뗐다. 역사문화관 후보지로는 서울 충정로2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선교교육원 부지와 태릉 지역이 꼽혔다.
이날 발표회에서 김근상 NCCK 회장은 “여러분의 기도와 염원을 담아 기독교역사문화관을 만들어 가는데 우리의 온 정성을 쏟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역사문화관설립추진위원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사업 설명에서 “역사관 건립은 단순히 건물을 세우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다”며 “사료 보관은 물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데까지 역사관의 역할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역사관 건립을 통해 한국교회가 새로운 에큐메니컬운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 10월부터 역사문화관 건립을 추진해 온 NCCK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역사 유물과 자료를 수집·보존하는 일이다. NCCK는 전국에 산개돼 있는 기록물과 사적 등 유물·유산 현황을 전시시설, 사적, 기념물로 분류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의 기본 원칙은 ‘보편성’과 ‘현지·원형 보존’이라고 NCCK는 전했다.
역사문화관은 완공 후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독교인뿐 아니라 일반인에게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관련된 시청각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상설전시는 한국교회의 복음 수용과 교회 설립, 다양한 선교활동 및 부흥운동 등을 주제로 한 시청각 자료와 동영상이 주 내용이 될 전망이다. 또 100주년, 대부흥운동, 신사참배거부운동 등 특정한 주제 및 인물에 관한 기획전시도 진행된다. NCCK는 인터넷 시대에 발맞춘 ‘온라인 아카이브’도 개발·공급할 계획이다.
‘한국기독교역사네트워크’ 구축도 추진하게 된다. 역사네트워크는 전국에 산개한 기독교 문화유산을 공동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보호·활용하기 위해 구상됐다. NCCK는 네트워크를 통해 유물관리 지침을 공급하고, 거점 지역을 선정해 기존 박물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역사문화관 건립에는 약 4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NCCK는 이 가운데 200억원은 한국교회와 각 교단을 통해 모금한다는 방침이며 나머지 200억원은 정부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