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9가지 열매 품은 ‘작은 예수’만 있다면 이 땅에 희망 가득할 것" 2013-01-30
[창간25주년 특별대담] 이영훈 목사 / 여의도순복음교회
2013년 ‘희망’을 슬로건으로 내건 기독교연합신문이 창간 25주년을 맞아 ‘희망의 목회자’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를 만났다. 오순절 성령운동의 중심부에 있으면서도 개혁주의 전통을 지지하고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적 대화에 나서는 이영훈 목사는 복음이 남아 있는 한 우리에게 희망은 여전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 소통과 통합을 위해서 지도자들의 변화도 촉구했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성령의 9가지 열매를 얻을 때 우리 모두 ‘작은 예수’가 될 수 있다는 것. 창간 25주년을 맞은 본지에도 ‘꿈과 희망’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어 가는 언론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목사님께서는 늘 희망을 강조하십니다. 2013년이 시작되면서 여러 변화가 일어나고 예측 불가능한 난관들도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여전하다는 것이 목사님의 한결같은 주장입니다. 희망을 강조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그것은 기독교 신앙이 절대긍정이 근거한 희망의 복음이기 때문이지요. 성경에 보면 저녁이 되면 아침이 된다는 말씀이 나오죠. 아침은 새로운 시작이고 희망입니다. 기독교의 복음은 부활의 복음, 생명의 복음, 희망의 복음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절망에 빠졌거나,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복음이 들어간다면 인생은 희망으로 바뀝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참된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말씀을 가슴에 품고 그것을 생활화 하는 것이 곧 성령의 역사입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 주어진 과제가 소통과 통합이었습니다.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자살자의 증가, 세대와 이념의 갈등 등 사회적으로 산적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대화가 없이는 치유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목사님께 소통과 통합의 지혜를 듣고 싶습니다.
- 사회적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지도자들에게 있습니다. 정치하는 분들이 갈등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대한민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에서 지역적으로 나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뉘고 이념으로 나뉘고 남북이 갈라진 이 모두 지도자가 반성해야 할 점입니다.
화합을 이뤄야 하는데 자꾸 사회를 대립의 관계로 몰고 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새로운 대통령에게 주어진 과제는 나누어진 두 그룹을 어떻게 조화롭게 하느냐겠죠.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지도자의 결단입니다.
세계 역사는 소수의 창조적 지도자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대통령 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마음을 모아 스스로 쌓였던 벽을 허물고 사회 약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으로 화합을 위해 나서야 합니다.
더불어 교회도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교회의 본질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재현하는 것이라고 볼 때, 섬김과 낮아짐 그리고 희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섬김을 받으려고 하고, 희생하지 않고, 소유하고 싶은 인간적인 욕망들이 교회로 들어왔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이 철저히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회개하고 예수님의 참 제자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성령의 9가지 열매가 달린 예수님의 성품을 닮은 지도자들이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교회가 ‘불통’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죠.
- 교회가 개인구원에만 관심을 갖다보니 사회구원은 단순히 진보적인 사회운동으로 생각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존 웨슬리는 “개인의 성화는 곧 사회의 성화”라고 말했습니다. 교회가 적극적으로 사회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죠. 복음을 전하겠다는 간절한 목적도 중요하지만 전인구원의 관점에서 절망에 처한 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가난한 이웃을 섬기는 사랑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또 교회가 세워놓은 벽이 높은 것도 문제겠지요. 한국 기독교 초기 민족지도자들은 한국사회의 유일한 희망을 기독교 복음으로 보았습니다. 교회가 사회에 그만큼 깊이 개입했고, 모든 부분에서 주도적으로 일을 했던 것이죠. 지금 교회와 사회가 분리된 것이 아쉽습니다. 간극을 좁히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와의 소통과 책임의 관점에서 목회자 납세가 거론되기도 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가장 먼저 납세를 실천한 모범사례로 꼽힙니다. 납세에 대한 고민은 없었습니까?
- 1970년대부터 전 교역자들이 세금을 내왔죠. 단 한 번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교회가 자발적으로 납세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의 개념에 대해 문제를 삼는데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간단합니다. 존 칼빈은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고 말했어요.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노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일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10월이면 부산에서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가 열립니다. 한국 교회 안에서는 여전히 찬반논쟁이 뜨겁습니다만, 목사님께서는 WCC 총회준비위원회에 적극 참여하고 계시죠? WCC 총회를 치루는 한국 교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먼저 WCC에 대한 오해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야겠습니다. WCC는 쉽게 말해 기독교의 ‘유엔’ 같은 곳입니다. 다양한 교파와 다양한 나라의 성도들이 참여하고 있는 연합체입니다. 그러다보니 보수적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는 진보적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가 WCC의 신앙고백은 아닙니다. 여러 회원들 중에 진보적인 그룹에서 주장하는 일부의 목소리입니다. 유엔 속에 공산국가가 있다고 해서 유엔이 공산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까. 일방적인 매도는 결코 안 됩니다.
또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WCC 총회는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들고 와서 직접 치루고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에 왔으니 우리 것을 보여주어야지요.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는 영성과 성령충만, 기도 생활 등 우리의 긍정적 신앙 유산들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으로 처한 한국 교회의 기도제목도 나눠야겠습니다.
남북통일에 대한 간절한 소원을 나누고 그들이 함께 기도하는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성경은 우리에게 ‘성령 안에서 하나가 돼라’고 가르치고 계십니다. 신학적 논쟁을 넘어 성령으로 하나되는 한국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신앙적 전통을 지키면서 복음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영적 성숙이 필요합니다.
세계교회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된 오순절 성령운동입니다. 성령운동이 이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오순절운동은 세계교회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맞습니다. 21세기는 성령운동의 시대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구교를 넘어 이미 전 세계 6억 명에 이르는 인구가 성령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순절 성령운동이 교회일치의 해답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통합이 아닌 성령 안에서의 일치를 불러올 것입니다. 사도행전적 성령의 역사는 전인구원의 역사고 곧 삶과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본지는 백석학원과 함께 개혁주의생명신학의 확산에 힘쓰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오순절 성령운동과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연관성을 주장하신 바 있습니다.
- 신앙의 본질은 누구나 동일합니다. 개혁주의신앙을 저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만 그 이유는 신앙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진정한 변화를 사회 속에 가져오자는 취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순절 성령운동과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동일합니다. 진정한 삶의 변화, 곧 영성의 회복은 개혁주의생명신학과 오순절신학의 접목점이기도 합니다. 2000년 교회 역사 가운데 모든 부흥의 모토는 “성경으로 돌아가자”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도행전적 교회를 추구하는 오순절 신앙과 같은 것이죠.
그런 점에서 한국 교회가 변화되어야 할 개혁과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교회가 급성장 하면서 양적성장에 비해 질적 성숙이 따라가지 못한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크기에 집착했죠. 지금 비판받는 물량주의, 교권주의 세속화의 물결 이런 것들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과 각오로 고쳐나가야 합니다. 우리 눈에 크게 보이는 것들, 사실 하나님의 눈에는 아주 작은 것입니다. 또 교회는 늘 새로워지지 않으면 희망을 잃게 됩니다.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회개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교회의 가장 아름다운 특성이 ‘회개’ 아니겠습니까. 1907년 평양에서 일어난 대부흥운동도 회개로부터 시작했습니다. 회개로부터 시작되는 변화가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운동입니다. 성장이 아니라 건강을 이야기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하고 우리 한 사람이 ‘작은 예수’가 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2013년 새해,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그리고 창간 25주년을 맞은 기독교연합신문에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로마서 8장28절 말씀을 제일 좋아합니다. 합력하면 선을 이루게 해주시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성도들이 기억할 것은 비록 문제가 있고, 절망에 처해 있어도 선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환경을 선으로 만들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말씀 위에 굳게 서서 믿음의 길을 걸어간다면 성령의 능력으로 한국 교회는 더 발전하고 사회가 그리스도의 선한 노력으로 아름답게 변화될 것입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것은 우리는 반성하게 하고 변화시키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새해에는 주님 안에서 거룩한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가시길 당부합니다.
더불어 기독교연합신문에 바람이 있다면 꿈과 희망을 주는 기독교 언론으로,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하면 이 땅에 이루어 갈 수 있는가를 가르쳐 주는 언론으로 존재하라는 것입니다. 막중한 사명으로 어두워져 가고 있는 사회에 빛으로 존재하는 신문이 되시길 바랍니다.
일시 : 2013년 1월 29일 화요일
장소 :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실
정리: 이현주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