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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NCCK 회장-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WCC 총무 대담2011-11-09

“부산총회, 남북화합·교회연합 한 획 그을 것”



이영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은 8일 오후(한국시간)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와 2013년 WCC 부산총회의 성공적 개최와 세계 오순절 운동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두 지도자는 스위스 제네바 WCC 본부에서 “WCC와 한국교회가 2013년 부산총회를 계기로 남북 대립이라는 냉전의 유산을 해체하고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평화질서를 구축하는 데 적극 협력한다”는 공동 입장을 밝혔다. 특히 트베이트 총무는 오순절 교단의 적극적인 에큐메니컬(교회의 일치·연합 추구) 운동 참여를 부탁했으며, 남북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 내년 중반 남북한 교회를 동시에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140개국 349개 교단 및 교회, 5억8000만명이 소속된 WCC의 수장인 트베이트 총무가 이 회장에게 협력을 요청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순절 교단 및 은사주의 운동에 참여하는 교회가 전 세계 교회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교세가 커졌지만 세계 오순절 교단 대부분은 WCC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용기 원로목사가 펼쳐온 오순절 성령운동이 세계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전 세계 오순절 교단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차지하는 위상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은 WCC에도 잘 알려져 있다.

△트베이트 총무=이 NCCK 회장과 김정석(서울 광림교회) 홍성욱(안양제일교회) 목사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특히 펜타코스탈(오순절·Pentecostal) 교단 리더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내 에반젤리컬(복음주의) 에큐메니컬 교단 지도자까지 와 주셔서 감사하다.

△이 회장=우리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2013년 부산총회 준비를 위해 WCC 정신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여전히 남북이 갈라져 있고 교회 역시 많은 교파로 나눠져 있다. 전쟁을 겪은 구세대와 그렇지 않은 젊은 세대는 에큐메니컬 운동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몇몇 보수교단은 WCC 총회를 반대하는데 그것은 과거의 분열 역사와 WCC 정신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총회는 남북한 화해는 물론 교회 연합, 세대 간 대화, 세계교회를 섬기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 보수와 진보교회가 당면 문제를 논의하며 WCC를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도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진보와 보수가 성령으로 하나 돼 부산총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힘쓸 예정이다. 최고의 대회가 되도록 최선의 준비를 하겠다.

△트베이트 총무=WCC는 지금 에큐메니컬 멤버십을 계발·강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교회의 일치를 위해 힘써야 한다. 따라서 WCC는 짐바브웨 하라레(1998년)와 브라질 포르토 알레그레(2006년) 총회에 이르기까지 오순절 교단과의 대화를 모색해 왔다. 다음세대에게 WCC 신앙 유산을 물려주고 그들이 오늘의 세계 속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면 현재의 상황에서 WCC의 정신을 한국에 구현할 수 있다고 보는가.

△이 회장=한국의 오순절 교단은 에큐메니컬 운동에 매우 개방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 조 목사님은 1994년 보수 그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세계오순절협의회(PWC) 중앙실행위원과 세계하나님의성회(WAGF) 총재 등 모든 직분을 내려놓으면서까지 기하성 교단의 NCCK 가입을 추진했다. 조 목사님은 진정한 성령운동이 에큐메니컬적이며, 성령사역이 교회 일치를 온전케 한다고 생각하셨다.

△트베이트 총무=조 목사님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매우 중요한 역할이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역사를 바꿨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한 부정적이고 냉전적인 그늘을 극복하고 에큐메니컬 운동과 세계 오순절 운동이 서로 협력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 회장=최근 북한 방문 때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WCC 총회 참여를 요청했고 참여의사를 밝혔다. 그 자리에서 기차로 평양을 거쳐 부산으로 들어오는 ‘평화열차’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남북한은 주변 강대국의 문제까지 얽혀 있어 정치적으로 상당히 미묘한 상황에 놓여 있다. WCC가 크리스천 정치 지도자들을 통해 북한이 공개적인 자리에 나올 수 있도록, 남한이 경직된 대북관을 갖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베이트 총무=한반도가 처한 상황에서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평화를 위해 내년 중반 남한과 북한교회를 동시에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정의와 평화가 도전받는 상황에서 여러 교회들과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문제 해결에 힘쓰겠다.

제네바=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