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활절 연합예배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2011-03-04
“과시 지양하고 바로서자는 취지… 한기총 사태 영향 없을 것”
2011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부활절인 오는 4월 24일 오전 5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에서 ‘부활, 새로운 시작(고후 5:17)’을 주제로 개최된다.
한국교회 부활절 준비위원회는 3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사항들을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준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서둘러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유는, 사순절이 오는 9일(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정성진 위원장(맨 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전병금 목사. ⓒ이대웅 기자
교단에 따라 예배 형태 너무 달라, 예전 모범 만들 것
‘새로운 시작’ 주제… 위기 놓인 교회의 회개에 주안점
정성진 목사(부활절 연합예배 예배문준비위원장)는 “올해는 사순절을 잘 보내야 부활절을 잘 맞이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순절 7주간 한국교회가 함께할 수 있는 기도문을 준비했다”며 “부활절 연합예배가 하나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 사순절부터 한국교회가 모든 프로그램을 일원화해 준비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목사는 “특히 개신교는 교단에 따라 예배 형태가 너무 다른데 부활절 연합예배를 계기로 예전의 모범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개신교 중 아직 예전이 남아있는 성공회 쪽 신부님이 초안을 잡고 개신교 용어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병금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장(NCCK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장)은 ”주제가 ‘새로운 시작’이지만 사실 안팎으로 위기에 놓인 한국교회의 회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부활절 연합예배를 한국교회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기존 개최 장소인 서울시청 앞 광장이 아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데 대해 전 위원장은 “과시욕을 지양하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서 예배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규모의 축소가 아닌, 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예배를 드리면 설교하는 목회자의 교회에서 성도들이 많이 오는 대신 다른 작은교회들의 참여는 저조했다”며 “한국교회 모두가 골고루 참가할 수 있는 예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부활절 연합예배는 2006년 시작돼 그해 제1회 예배는 잠실올림픽경기장에서 열렸고, 2회부터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됐다.
준비위원회는 NCCK와 더불어 연합예배 준비의 한 축인 한기총의 내홍 사태가 영향을 주지 않겠냐는 질문에 “올해는 NCCK가 예배를 주관하고 한기총에서는 설교자를 맡아 큰 영향이 없다”며 “한기총 사태가 잘 수습되길 바란다”는 입장만 피력했다.
정성진 목사가 밝힌대로 2011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모임 예전(Gathering), 말씀 예전(Liturgy of the Word), 물의 예전(Liturgy of the Water), 성만찬 예전(Liturgy of the Sacrament), 파송 예전(Sending) 등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구성되며 예전을 강조했다. 준비위원회는 전국 곳곳에서 드려지는 지역별 부활절 연합예배 측에도 동일한 예전을 따르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모임 예전에는 인사와 개회기도, 부활초 점화와 선포 등이, 말씀 예전에는 성경봉독과 설교, 찬양, 신앙고백 등이, 물의 예전에는 물에 대한 감사와 신앙의 재확인 등이, 성만찬 예전에는 성만찬 초대와 기도, 참여 등이, 파송 예전에는 결단의 찬송과 위탁, 파송 등이 이뤄진다.
이들은 또 연합예배 준비를 위한 취지문에서 “오늘날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본연의 정신에서 벗어나 세속 가치관에 물들어 버렸다”며 “섬김을 위한 자기비움은 보이지 않고 권력에 대한 과도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고 밝혔다.
취지문에 따르면 맘몬이 신앙을 대신하고, 물질이 소망을 대신하고, 규모가 사랑을 대신한다. 지금 기독교는 권력 집단으로 전락했으며, 교권투쟁을 위한 수라장이 되었고, 성장만능이라는 약물에 취해 있다. 대형화 증후군에 시달리는 기독교에서 작은교회들은 도산할 수밖에 없으며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이러한 암울한 현실 앞에서 기독교의 쇄신이 절실히 요청되고, 새로운 시작은 오직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뤄진다. 사도 바울은 새로움이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강력히 선포한다(고후 5:17)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