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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부활절 연합예배 규모보다 예전에 초점… 2011-04-24

‘초대교회로 돌아가자’ 회복의 메시지 밝히다



정치인이나 사회 저명인사의 축사는 없었다. 그 자리를 부활의 메시지로 꽉 채웠다. 시청 앞 광장을 인파로 가득 채웠던 지금까지의 광경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한 시간 전부터 기도하며 준비한 경건함이 순서마다 드러났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공동 주관한 ‘201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이전 것’을 버리고 새 희망을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경건한 예전(禮典) 자체로 보여줬다.

24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연합예배는 오전 5시부터였지만 한 시간 전부터 본당으로 향하는 긴 행렬이 이어졌다. 30분 전에는 이미 1층에 빈 자리가 거의 없었고 예배 시작 시점에는 1만2000여석 본당은 물론 지하 바울성전의 3000여석도 찼다.

단상 반대편 입구 쪽에서 NCCK 김영주 총무가 “그리스도의 빛, 죄와 사망의 어둠을 이기고 영광스럽게 타오르소서!”라고 외치며 1m 길이의 대형 초에 점화하자 흰 가운을 입은 순서자들이 십자가와 성경 등을 높이 들고 일렬로 입장했다. 이때 연주된 ‘주님께 영광’(165장)이라는 찬송가에 성도들이 일제히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면서 다소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전해지기도 했다. 동시에 이는 ‘서로 다른 전통의 일치와 연합’이라는 이날 예배의 취지를 가장 잘 드러낸 순간이었다.

NCCK 회장인 이 교회 이영훈 목사는 “자매, 형제 여러분!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이 거룩한 새벽에 우리는 부활의 승리를 기뻐하고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해 모였습니다”라는 인사를 전한 뒤 “그리스도의 부활이 우리의 부활이라 믿는다면 그리스도의 고난도 우리 것임을 받아들여 조금 더 나누고 낮아지고 절제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예배 인도를 맡은 전병금(강남교회) 목사의 선창으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라고 선포했다. 대표기도를 맡은 김원교(참좋은교회) 목사는 “걸핏하면 당신을 배반하고도 울 줄 몰랐던 저희의 어리석음을 가엽게 여기시고 죄의 어둠을 절절히 뉘우치는 저희 가슴에 눈부신 태양처럼 떠오르십시오”라고 간구했다.

예배 전체 주제와도 같은 ‘부활, 새로운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신웅(신길성결교회) 목사는 “부활의 신앙으로 살면 세상은 나눔을 통해 소망을 주고, 소외된 사람에게 소망이 되고, 섬김으로 서로 좋은 관계를 이루고, 세상의 존경을 받고, 대립과 갈등이 사라지게 된다”면서 “2011년 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음성에 부활의 삶으로 화답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길을 끈 것은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조’를 통한 신앙고백이었다. 이는 로마 제국의 1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가 381년 채택했던 것으로 동서양의 여러 갈래로 나뉘기 전 초기 기독교의 신앙을 담았다는 의미가 있다.

이어진 ‘물의 예전’ 역시 초대교회 때 전승을 재현한 것으로 이 순서를 맡은 김광준 대한성공회 교무원장은 “신앙의 재확인을 통해 우리는 세례 받을 때 했던 주님께 대한 약속을 갱신하려 한다”고 밝힌 뒤 단상 위 그릇에 담긴 물을 손으로 떠서 여러 차례 회중에 뿌리며 “여러분이 받은 세례를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감사하십시오”라고 외쳤다.

마지막 “이제 부활의 기쁨을 가지고 돌아가십시오! 선한 일을 위해 힘쓰십시오. 약한 자를 도와주며 고난 받는 자를 위로하십시오!”라는 파송의 메시지에 참가자들이 “부활의 확신을 가지고 우리는 세상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이웃을 섬기겠습니다!”라고 화답하는 것으로 2011년 부활절 연합예배는 마무리됐다.

황세원 신상목 기자 hwsw@kmib.co.kr